‘공수 겸비’ 레오, 만장일치 꼽아
산체스는 최근 맹활약 시몬 제쳐
센터엔 최민호, 리베로 여오현
세터는 유광우가 가장높은 점수
산체스는 최근 맹활약 시몬 제쳐
센터엔 최민호, 리베로 여오현
세터는 유광우가 가장높은 점수
배구에서 레프트와 라이트는 단순한 포지션이 아니다. 득점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핵심 포지션이다. <한겨레>가 국내 프로배구 감독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7개팀 감독 중 5명 답변), 두 포지션의 대표 선수로 각각 레오(삼성화재)와 마이클 산체스(대한항공)가 뽑혔다.
레오는 감독들의 만장일치로 레프트 대표 선수에 뽑혔다. 센터의 최민호(현대캐피탈)와 리베로의 여오현(현대캐피탈)도 만장일치의 표를 받았다. 라이트에는 산체스가 4표를 받아 이 포지션 대표 선수로 뽑혔다. 최근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시몬(OK저축은행)은 한 표에 그쳤다. 라이트에는 케빈(현대캐피탈)과 에드가(LIG손해보험), 쥬리치(한국전력), 까메호(우리카드) 등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오른쪽이라는 특성상 왼손잡이가 유리해 보이지만, 수비보다는 공격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파괴력이 뛰어난 오른손잡이들도 많이 기용된다.
감독들은 경기 전 제출하는 라인업시트에서 라이트를 항상 세터와 대각선 방향에 배치한다. 서브를 위한 로테이션으로 공격력이 약한 세터가 앞으로 나올 경우 네트 앞에서 공격을 할 수 있는 선수는 2명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후위공격(백어택)이 가능한 라이트를 세터와 공격라인을 사이에 두고 어긋나게 배치하는 것이다. 세터가 공격라인 안쪽에 서면 라이트는 반드시 뒷줄에 배치된다. 레프트나 센터 역시 후위공격을 할 수는 있지만 라이트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진다. 이종민 대한항공 감독은 산체스에 대해 “높은 점프력을 바탕으로 테크닉 있는 공격을 구사한다”고 말했다.
레프트의 레오는 공격력 못지않게 수비도 좋은 게 강점이다. 레프트는 2명의 선수가 맞물려 한 명이 전위로 나서면 또 한 명은 후위로 빠지기 때문에 수비 능력도 중요하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레오의 수비 능력을 믿고 왼손잡이 박철우를 라이트로 썼었다. 박철우가 입대한 지금은 김명진을 라이트로 활용하고 있다. 레프트의 또 한자리는 전광인(한국전력)과 문성민(현대캐피탈)이 각각 2표씩을 얻었다. 전광인은 “점프가 좋고 볼을 처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좋은 수비력과 강한 서브도 강점으로 꼽혔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과 신치용 감독은 문성민에게 점수를 더 줬다. 레프트의 경우 일부에서는 공격형과 수비형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레오·김요한(LIG손해보험) 등이 공격형이라면 곽승석(대한항공)과 송희채(OK저축은행) 등은 수비형으로 분류된다.
센터 대표 선수로는 최민호가 뽑혔다. 높이와 파워가 겸비된 빠른 속공플레이, 필요한 순간에 블로킹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능력에서 큰 점수를 받았다. 키가 크기 때문에 블로킹과 속공플레이를 전담한다. 라이트를 맡고 있는 시몬이 가끔 속공을 선보이고 있지만 속공은 주로 센터들의 전유물이다. ‘제2 센터’에서는 이선규(삼성화재)가 2표를 얻었고 신영석(국군체육부대), 하현용(LIG손해보험)도 1표씩을 얻었다.
센터는 수비에 약점이 있기 때문에 후위로 빠질 경우 수비전담인 리베로로 교체된다. 리베로는 센터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취약한 수비로 배구 랠리가 끊길 경우 재미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레베로는 자주 교체돼 상당히 바쁜 포지션이다. 공격은 물론 서브와 블로킹도 할 수 없다. 유니폼도 팀 동료들과 다른 색을 입는 차별받는 포지션이지만 역할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리베로 대표 선수로 뽑힌 여오현은 상대의 공격을 예측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터에서는 유광우(삼성화재)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어떤 위치에서도 좋은 공을 띄워줄 수 있고, 토스가 정확하며 수비도 괜찮다는 평이다. 한선수(대한항공)와 이민규(OK저축은행)도 한표씩을 얻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세터는 공격수들을 지휘하며 팀의 공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농구의 포인트가드, 미식축구의 쿼터백에 해당한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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