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시상식을 하는 한국 야구선수단.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취임과 함께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올림픽 어젠다 2020’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8일(현지시각) 모나코에서 열린 제127차 임시총회에서 통과된 ‘올림픽 어젠다 2020’은 조직과 운영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으로, 한계에 직면한 올림픽의 미래 전략과 계획이 담겨 있다. 40개 항목의 개혁안이 한 사람의 반대도 없이 통과되자 바흐 위원장도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놀라워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첫번째 안건으로 여러 도시에서 올림픽을 치르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한 국가 내 다른 도시뿐 아니라 다른 나라 도시에서도 올림픽을 나눠 치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근 올림픽 유치를 희망하는 도시가 줄어들고, 입찰에 나선 도시마저 재정 부담 등으로 중도 철회하는 경우가 발생해 국제올림픽위원회에 큰 부담이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올림픽을 분산 개최하는 개혁안이 통과돼 개최 비용을 줄이고, 더 많은 도시가 적극적으로 올림픽 개최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복수 도시 개최안이 통과함에 따라 2018 평창겨울올림픽 분산 개최 또는 2020년 도쿄여름올림픽과 일부 종목 교류 개최가 현실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젠다 2020’에 포함된 또하나의 핵심은 개최도시에 세부종목 추가 권한을 주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야구가 2020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최종 결정은 내년 7월 말레이시아 콸라룸프르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한다.
그동안 여름올림픽의 경우 28개 종목으로 규정했던 한계를 없애고 세부종목(메달 기준) 위주로 개편했다. 선수 규모는 기존과 동일하게 1만500명으로 유지하되, 세부종목은 310개 메달종목으로 늘렸다. 특히 주최 도시는 1개 이상의 세부 종목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메달 수가 310개를 넘지 않으면 종목은 28개 종목을 넘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주최국 내 인기에 따라 일부 종목이 변경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 딕 파운드 캐나다 아이오시 회원은 “우리는 28개 종목에서 막다른 상황에 처해 있었다”며 “이 개혁안이 새로운 선택지와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일본 언론과 야구팬들은 이미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야구의 정식종목 재진입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이다. <교도통신>은 이날 “이르면 2015년 7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야구와 소프트볼이 2020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야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졌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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