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미셸 위(25·미국)의 유에스(US) 오픈 도전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지난 6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파인허스트 리조트에서 열린 이 대회는 사상 첫 남녀 대회를 같은 장소에서 열었다. 전문가들은 “가장 공정한 코스로 알려진 이 곳에서 최고 권위의 대회를 통해 남녀 선수간 스코어 차이를 확인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미셸 위는 2000년대 중반, 남자 대회에 출전해 ‘금녀의 벽’이었던 골프 성 대결에 도전했다. 미국프로골프 남자부(PGA) 대회 7차례 출전해 컷오프·기권으로 모두 탈락했다. 잇단 실패와 좌절을 겪은 뒤 남은 것은 심각한 슬럼프와 ‘먹튀’ 논란이었다. 성 대결 포기를 선언한 지 7년 만에 미셸 위는 2언더파 278타로 생애 첫 유에스 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부 우승자 마르틴 카이머(30·독일·9언더파 271타)과는 7타 차이가 났다. 그의 남자 대회 출전이 인기를 노린 ‘깜짝 쇼’가 아닌 도전이라는 의미를 인정받을 만 했다.
미국 골프 전문매체 <골프위크>가 28일(한국시각) 발표한 ‘2014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0대 뉴스’에서 미셸 위의 생애 첫 유에스(US) 오픈 우승이 1위를 장식했다. 이 매체는 “미셸 위가 사상 처음 남녀 대회가 같은 장소에서 열린 유에스오픈에서 역사적인 우승을 차지했다”며 “그가 우승 트로피를 껴안는 순간은 (정식 선수로 활동한 이후) 그의 15년간 골프 여정을 함께 했던 이들에게도 특별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리디아 고(17·뉴질랜드)와 크리스티나 김(30·미국)이 각각 3, 4위를 차지해 한국계 골퍼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리디아 고는 엘피지에이에 데뷔 첫 해 시즌 3승을 거두며 신인상을 탔다.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CME 글로브 레이스’에서 우승 상금 150만달러(16억4000만원)를 챙겨 엘피지에이 단일 대회 최다 상금 기록도 새로 썼다. 크리스티나 김은 우울증과 자살 충동 등의 역경을 딛고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대회를 통해 9년 만에 투어 우승을 달성했다. 21년 만에 평균 타수와 상금 1위, 올해의 선수상 등 3관왕을 달성한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세계 3위)가 2위에 올랐고, 유에스 여자오픈 최연소 출전 기록을 갈아치운 11살 루시 리가 5위 차지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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