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배구 ‘NH농협 V리그 올스타전’ K스타팀 대 V스타팀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 니콜(왼쪽 세번째)을 비롯한 V스타팀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한 후 춤을 추고 있다. 2015.1.25 / 연합뉴스
남녀 선수들 ‘합동 무대’…팬들에게 볼거리 제공
레오와 시몬, 여자배구 리베로로 나와 이색 대결
이재영과 니콜은 남자 경기 나와 심판 덕에 득점
레오와 시몬, 여자배구 리베로로 나와 이색 대결
이재영과 니콜은 남자 경기 나와 심판 덕에 득점
프로야구, K리그(축구), 프로농구 올스타전에는 ‘없고’, 오로지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에만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남녀 배구 선수들의 ‘합동 무대’다. 남자 선수들만 있는 프로야구, K리그는 차치하더라도 남녀리그가 구분되어 있는 농구와 달리 V리그는 남녀가 함께 한날한시에 올스타전을 치른다. 때문에 평소 볼 수 없는 이색 장면이 연출된다.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V리그 올스타전에서도 그랬다.
4075명 관중이 가득 찬 이날 올스타전은 1~2세트는 여자부, 3~4세트는 남자부 경기로 펼쳐진 가운데 여자부 경기 때는 남자 선수가, 남자부 경기 때는 여자 선수가 간혹 모습을 드러냈다. 1세트 6-10으로 K스타가 뒤지자 이선구 감독은 레오(삼성화재)를 리베로로 투입했고, V스타 이정철 감독은 시몬(OK저축은행)으로 맞불을 놔 남자배구 최고의 공격수 두 명이 여자배구 리베로로 맞서는 상황이 나왔다. 점프 공격은 금지된 탓에 레오와 시몬은 리시브를 하고 제자리에 서서 공을 때리면서 여자 선수들을 도왔다. 남자경기에서는 K스타 임명옥(인삼공사)이 리베로로 나와 남자 선수들의 스파이크를 척척 받아냈고, 이재영(흥국생명)과 니콜 포셋(도로공사)은 ‘공격만 시도하면 성공을 인정한’ 심판의 편파 판정(?)에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이밖에도 평소 공격이 금지된 여오현(현대캐피탈), 최부식(대한항공) 등의 리베로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남녀 선수들의 다소 어설픈 춤 세리머니가 넘쳐난 올스타전의 우승 팀은 1~4세트 총 득점(54-50)에서 앞선 V스타였다. 남녀 최다 득점을 올린 전광인(한국전력·9득점)과 폴리(8득점·현대건설)가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여자부 2세트 후반에도 나와 연타 공격을 성공시키며 막춤 세리머니까지 했던 전광인은 “형들이 상을 만들어준 것 같다”면서 “좋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경기에서 어떤 플레이를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팬분들 보시기에 즐거운 배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상금은 각각 300만원.
스파이크 서브 킹은 시속 118㎞의 강서브를 선보인 문성민(현대캐피탈)이 차지했다. 2012~2013시즌에도 서브킹이었던 문성민은 이로써 남녀 통틀어 처음 서브 왕에 두 번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상금 100만원을 받은 문성민은 “시즌 뒤 결혼할 예정인데 상금을 결혼자금에 보태겠다”고 밝혔다. 서브 퀸에는 문정원(도로공사·시속 88㎞)이 올랐다. 남녀 외국인선수들은 예선 때 계속 서브 실수를 하면서 스파이크 콘테스트 결선에 단 한 명도 오르지 못했다. 남녀 세리머니 상은 김규민(OK저축은행), 이다영(현대건설)이 수상했다. 이다영은 1~2세트는 물론이고 남자부 경기인 3∼4세트에도 수시로 코트에 난입해 발랄한 춤을 추면서 관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국민의례 때는 과거와 현재의 주역이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장윤희, 이도희와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이재영, 이다영이 애국가를 제창했다. 가족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암 투병 가족 등 두 가족이 마퍼로 참여해 팬과 함께 하는 올스타전을 완성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25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배구 ‘NH농협 V리그 올스타전’ K스타팀 대 V스타팀 경기에서 V스타팀 이민구가 득점에 성공한 후 춤을 추고 있다. 2015.1.25 / 연합뉴스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배구 ‘NH농협 V리그 올스타전’에 앞서 남녀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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