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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부상 잦아…축구공 굴러와도 손으로 던져줬어요”

등록 2015-01-28 19:00수정 2015-01-28 20:59

여호수아(가운데)가 지난 2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인하여중과 문학초교 육상부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여호수아(가운데)가 지난 2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인하여중과 문학초교 육상부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2015 팬 별을 만나다] (7) 한국육상 간판 여호수아
여호수아(28·인천시청)는 한국 육상의 간판 스타다. 그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28년 만의 단거리 종목(200m) 동메달 수상자였고, 남자 4×400m 릴레이에서 한국 육상의 극적인 은메달을 일궈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주는 2014년 최우수선수상도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그러나 우사인 볼트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는 어쩔 수 없는 간극이 있다. 그는 “우리나라 여건상 당장 성과를 내기는 어렵겠지만 후배들에게 선진 기법을 전수하는 등 점차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여호수아와 그를 모델로 꿈을 키워가고 있는 인천문학초교·인하여중의 육상 꿈나무들이 만났다. 학생들은 여호수아의 특이한 이름에서부터 인천아시안게임 4×400m 릴레이 결승에서의 에피소드, 달릴 때 호흡과 훈련 자세 등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졌다.

인하여중 권은하양이 훈련할 때와 경기를 할 때의 마음 자세를 묻자 여호수아는 할 말이 많은 듯했다. “훈련을 하다 보면 너무 스케줄이 많아 그만두고 싶은 때도 있다. 포기하지 않고 연습하다 보면 처음은 힘들지만 점차 적응이 되면서 실력도 향상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실전에서는 마인드컨트롤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분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국가대표 등 정상급 선수들의 경우 실력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며 “자신을 다스리고 자신과의 싸움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여호수아는 100m와 200m 한국기록은 없지만 전국체전 100m와 200m 우승 기록은 많다.

인천 초·중학교 꿈나무들 만나
“자신과의 싸움 포기 말라” 강조

아시안게임 단거리 28년만에 메달
경기 뒤 트랙 누워…정말 편했다
세계와 격차 크지만 제 역할 최선
내달중순 일본 유학…지도자가 꿈

여호수아(오른쪽)가 2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만난 인하여중 육상부 소속 학생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여호수아(오른쪽)가 2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만난 인하여중 육상부 소속 학생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그는 운동을 시작한 뒤 8년 동안 잦은 부상으로 성적을 내지 못했던 중·고등학교 때 경험을 들려줬다. “당시 선생님들도 부상이 잦은 학생으로 기억할 정도로 뭔가 성적을 내볼 만하면 다쳤다. 고교 3학년 때 철저한 몸 관리로 성적을 올린 경험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전교 회장으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결심하고 몸 관리에 들어갔다. 운동 이후에는 놀러 가지 않고 집으로 직행했고, 축구공이 자기 앞으로 굴러와도 반드시 손으로 던져주는 등 부상당할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해 3개의 동메달을 획득해 대학에 진학한 여호수아는 “당시 8년 동안 나는 진정한 프로선수가 아니었다. 부상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800m 선수인 박지수양이 달릴 때 호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그는 “리듬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단거리 선수라서 호흡은 잘 안다고 할 수 없지만 어떤 운동이든 리듬이 제일 중요할 것 같다”며 자신이 어렸을 때 리듬을 터득하기 위해 피아노를 배웠다는 경험담을 들려줬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영광의 메달 획득 장면을 빼놓을 수는 없었다. 200m 동메달 상황에 대해 그는 “다치지 않고 예선 통과만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졌는데 메달을 따내 대단히 기뻤다”고 말했다. 28년 만에 메달을 받아 기뻤지만, 28년 만에야 메달이 나온 상황을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는 부연 설명이 뒤따랐다. 4×400m 릴레이 결승전 상황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 기록이라도 단축하자는 심정으로 몸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육상 마지막 경기를 뛰고 나서 비를 맞으며 트랙에 누워 있는데 몸과 마음이 너무 편했다. 그리고 환호성과 함께 은메달이 됐다는 것을 알았을 때 역시 스포츠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좋은 기록을 위해 2월 중순께 일본으로 자비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일본에는 아시아 최초로 100m를 10초00에 뛴 이토 고지가 있다. 그의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서다. 애초 세계적인 육상 코치가 있는 프랑스 유학을 알아봤지만 여건이 맞지 않았다고 한다. 여호수아는 “전성기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지만 전성기는 자신이 얼마나 몸 관리를 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운동선수 이후 그의 꿈은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지도자가 돼서 그동안 배운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 지금 희망은 교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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