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만년 하위팀인 한국전력이 선두 삼성화재를 잡고 시즌 첫 5연승을 달렸다.
한국전력은 1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강팀 삼성화재에 3-2(25:22/19:25/19:25/27:25/15:9)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전력은 승점 41로 지난달 12일 이후 5연승과 함께 4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날 승리의 고비는 4세트였다. 한국전력은 세트점수 1-2로 밀리던 4세트에서 쥬리치와 전광인이 살아나면서 삼성화재와 팽팽한 시소게임을 벌였다. 점수가 20점을 넘어서자 승패는 결국 쥬리치와 레오의 대결로 압축됐다. 어느 팀도 외국인선수 외의 공격수에 눈을 돌릴 틈이 없었다. 한국전력이 26-25로 앞선 상황에서 삼성화재 레오의 후위공격이 득점 판정을 받으며 26-26으로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신영철 감독의 비디오판독 요청으로 오심으로 판정되며 승부는 5세트로 넘어갔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과 고희진은 거세게 항의했으나 판정은 더이상 번복되지 않았다.
5세트에서는 레프트 전광인이 신들린 듯한 수비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도 쥬리치와 짝을 이뤄 왼쪽공격을 맡았던 전광인은 5세트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수비에서 빛났다. 8-7에서 삼성화재 레오의 강한 공격을 받아내 쥬리치의 득점으로 연결했고, 10-8과 13-8 등에서도 어려운 공을 걷어올려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이날 21득점을 올린 전광인은 팀에서 가장 많은 12개의 디그를 기록해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한국전력은 주전선수 2명이 빠진 삼성화재를 상대로 손쉽게 승점을 챙기는 듯했으나 삼성화재의 저력은 무서웠다. 1세트에서 초반부터 점수차를 벌이며 25-22로 승리한 한국전력은 2세트 들어 방심한 듯 한때 6-15까지 점수가 밀리며 쉽게 세트를 내줬다. 3세트에서도 삼성화재 레오의 원맨쇼를 막지 못해 19-25로 세트를 내준 한국전력은 4세트 들어 팀워크가 살아나며 역전으로 이어졌다. 신영철 감독은 “중요한 고비였는데 선수들이 잘 버텨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주전 센터 이선규가 2경기 출장정지를 당한데다, 공격수 김명진도 급성 디스크 판정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김명진은 군 입대로 빠진 박철우를 대신해 오른쪽 공격을 맡고 있었으나 갑자기 허리 통증을 호소해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다. 신치용 감독은 “수술을 할 수도 안할 수도 있는데 올 시즌 출전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또 교체 출전한 세터 출신 황동일마저 근육 경련으로 실려나가는 불운을 겪었다. 수원/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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