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태권도가 교류의 첫걸음을 뗀다.
조정원(68)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는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장웅 총재와 시범단 20명을 공식 초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중순 초청 공문을 보냈으며, 조만간 답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장웅 총재는 지난 6일 <미국의 소리>와 한 인터뷰에서 “조정원 총재가 지난달 초 공식 초청장을 보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힌 상태다.
세계태권도연맹의 이번 초청은 두 단체가 지난해 체결한 의향서에 따른 것으로, 두 단체 소속 선수들은 두 단체가 주최하는 대회와 행사에 교차 출전할 수 있으며, 주최 쪽의 경기 규칙을 준수하도록 했다.
또 조 총재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태권도 종목을 남녀 1체급씩 늘리는 방안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출전 선수 수는 유지하되 메달 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태권도가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에 모두 들어가 스포츠로서 입지가 더욱 튼튼해졌다”고 강조했다.
태권도는 1월31일 2020년 장애인올림픽부터 정식정목으로 채택됐다. 반면 도쿄올림픽에서는 야구와 소프트볼이 시범종목으로 들어가고, 가라테 역시 시범종목 채택을 시도하면서 경쟁 관계에 있는 태권도의 입지가 줄어들 우려도 없지 않았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