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등 유망주 후원 집중키로
럭비단 등 해체 여부도 촉각
럭비단 등 해체 여부도 촉각
이형택·조윤정 등 스타를 키워낸 삼성증권 남녀테니스단마저 최근 해체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2009년까지 삼성증권 감독을 맡았던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은 1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삼성증권이 최근 협회와 실업연맹 등에 팀의 해체를 알리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주 회장은 “그동안 삼성에서 럭비단 해체 말이 나오면서 테니스단 해체도 거론됐는데 정식으로 알려진 게 없었다. 최근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다. 팀 해체가 맞다”고 설명했다.
주 회장은 그러나 삼성증권이 테니스 후원에서 완전 발을 빼는 것은 아니며, 정현 등 유망주들의 투어 대회 출전을 집중 후원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선택과 집중 차원의 조처라는 설명이다. 그는 “삼성증권이 정현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후원할 것을 약속했다. 연봉은 5천만원으로 두배 올렸고, 연간 3억5000만원 정도 투어 비용을 후원할 것을 약속했다. 아파트 임대료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앞으로 3년 동안 후원 뒤 정현이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3년 더 후원을 연장하는 ‘3+3’ 제안을 했다. 선수들이 성적을 못 내면 완전 발을 빼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삼성증권 테니스단 해체로 여자팀 김일순 감독과 조윤정 코치, 남지성·장수정 등 선수 2명은 터전을 잃게 됐다. 윤용일 남자팀 감독은 정현 전담코치로 임명돼 트레이너 1명과 함께 정현의 남자프로테니스 투어 출전에 동행할 예정이다. 투어 비용은 전액 삼성증권이 후원하지만, 훈련이나 경기 스케줄 등 관리는 테니스협회가 맡기로 했다. 주 회장은 “협회, 삼성증권, 정현 쪽 인사가 합의한 사항”이라고 했다.
삼성증권의 해체로 기업이 운영하는 테니스팀은, 여자는 엔에치(NH)농협과 경동도시가스(울산), 케이디비(KDB)산업은행 등 3팀만 남게 됐다. 남자는 케이디비산업은행과 현대해상 등 2팀이다. 이 팀들 외에는 80% 정도가 도·시·군·구청 팀들이다.
테니스협회 한 임원은 “삼성증권 팀 해체는 선수들의 꿈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아쉬워하면서도 “선수들이 지금처럼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더욱 열심히 해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기업들의 후원도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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