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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우승이 각별한 이유…“연고지에 위안 되길”

등록 2015-04-02 18:29수정 2015-04-02 22:10

유니폼에 상업적 요소 빼고
아픔 담은 ‘We Ansan’ 슬로건
경기장 벽엔 ‘안산에 용기를’
지난 1일 삼성화재의 7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남자 프로배구 새 챔피언에 등극한 오케이(OK)저축은행이 프로배구계는 물론 연고지인 경기도 안산에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오케이저축은행은 ‘막내 구단’이라는 불리함을 딛고 2014~2015 시즌 당당히 정규리그 2위에 오른 뒤 플레이오프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5전 전승을 거두며 창단 2년 만에 챔피언에 올랐다. 이로 인해 지난해 4월16일 터진 세월호 참사로 깊은 슬픔에 빠져 있는 안산 시민들에게 위안을 줬다. 오케이저축은행 관계자는 2일 “세월호 참사 1주년이 곧 다가오는데, 우리 팀 우승이 안산 지역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케이저축은행은 안산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다. 세월호 침몰에 따른 단원고 학생들의 대량 희생으로 안산 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을 때인 지난해 7월 프로배구 컵대회에서 첫선을 보인 오케이저축은행은, 선수단 유니폼에 모기업 이름과 로고 등 상업적인 요소를 모두 빼고 ‘We Ansan!’(우리는 안산!)이라는 슬로건을 새겨 넣었다. ‘We’(위)와 ‘An’(안)을 같은 붉은색으로 칠해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올해 초에는 ‘We Ansan!’ 슬로건을 아예 구단 엠블럼으로 바꿨다. 경기 당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는 늘 ‘We Ansan!’ ‘기적을 일으키자!’ ‘안산에 용기를!’이라는 대형 홍보물이 설치됐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는 쿠바 출신 시몬(26·206㎝) 한명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국내파들과 멋진 조화를 이뤄 우승을 일궈냈다는 점도 높게 평가받는다. 대학배구 판에 돌풍을 일으켰던 ‘경기대 출신 3인방’ 송명근·송희채·이민규가 앞장섰다. 다른 구단들이 특급 용병 한명에게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이른바 ‘몰빵 배구’를 한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화재는 이번에 쿠바 출신 주공격수인 레오가 시몬에게 밀려 큰 활약을 펼치지 못하자 내리 3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코트의 제갈공명’이라는 신치용(60) 감독의 작전도 소용이 없었다.

시몬을 영입한 김세진 감독의 혜안도 주목받고 있다. 먼저 시몬을 보러 간 석진욱 코치가 “시몬은 라이트 공격수로 뛴 적이 없고 중앙 공격수로만 활동했기 때문에 한국 프로배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시몬이 탁월한 신체조건을 갖춘데다 폭발적인 점프력, 적절한 블로킹 타이밍까지 겸비해 라이트 공격수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그를 영입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구단주인 최윤(52)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의 남다른 열정도 우승에 밑돌이 됐다는 평가다. 그는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다가 한국에 들어와 대부업으로 시작해 아프로서비스그룹을 만든 재일동포 3세다. 그는 늘 “나는 오리지널 코리안”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대부업체의 부정적 이미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국농아인야구대회 개최, 남녀 필드하키 국가대표팀 후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대회 후원 등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을 벌여왔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창단 2년 만에 프로 명문 구단을 거느리게 됐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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