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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0억원짜리 ‘세기의 졸전’…“팬들에게 미안하다”

등록 2015-05-03 18:51수정 2015-05-03 21:52

메이웨더, 파키아오에게 판정승
승자는 피하기만 패자는 속수무책
파키아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
메이웨더 “9월 한차례 경기 뒤 은퇴”

‘복싱의 전설’ 호야 “팬들에게 미안”
홍수환 “너무 재미없었다” 일침
“복싱 팬들에게 미안합니다.” 메이웨더와 파키아오에 앞서 6체급을 석권했던 오스카 델라 호야(미국)가 트위터에 남긴 말처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별로 없었다.

역대 최고액이 걸린 세기의 복싱 대결은 ‘무패의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의 판정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메이웨더는 3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엠지엠(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기구(WBO)·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 통합타이틀전에서 8체급 석권의 전설 매니 파키아오(37·필리핀)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118-110, 나머지 두 명은 116-112)으로 꺾었다. 메이웨더는 48전48승의 ‘무패 복서’ 타이틀을 유지했으며 복싱 3대 기구 웰터급 통합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파키아오는 1패를 추가해 65전57승2무6패가 됐다.

두 선수의 대결은 줄곧 탐색전에 머물러 격렬한 충돌은 보기 어려웠다. 예상대로 파키아오가 접근전을 펼치고 메이웨더는 치고 빠지는 전술을 유지하면서 한두차례 불꽃이 튀는 듯했으나 그뿐이었다. 복싱 전문가들은 메이웨더의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에 대해 큰 이견은 없었다. 하지만 한목소리로 실망감을 나타냈다. 박시헌 복싱 국가대표 감독은 “메이웨더가 아마추어식으로 포인트 위주 공격을 해서 너무 재미가 없었다. 대진료를 그만큼 받았으면 마지막 라운드에서라도 뭔가 보여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파키아오에 대해서도 “공격이 너무 단조로웠다. 메이웨더의 발을 잡지 못했고, 거리도 어정쩡했다. 다른 경기에서 보여줬던 양쪽 훅을 이용한 화끈한 공격은 없고, 그저 따라다니기에 바빴다”고 지적했다.

복싱 ‘4전5기’ 신화의 주인공 홍수환(65)씨도 “너무 재미가 없었다. 예전에 파키아오는 강자를 상대로도 무섭게 파고들었지만 이번에는 몸을 사렸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전 세계챔피언 출신 서성인 관장은 두 선수가 비록 화려한 타이틀을 보유한 세계적인 스타지만 대결 자체가 재미있기는 어려웠다고 진단했다. 서 관장은 “파키아오가 가장 재미있던 경기는 마르케스·모랄레스 등 공격적인 멕시코 3인방과의 대결이었다”며 “교묘한 껴안기 등 메이웨더의 방어적인 자세에 대한 비난도 있지만 선수가 몇달 만에 자신의 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재대결이 벌어진다고 해도 비슷한 경기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이웨더는 경기를 마친 뒤 “오늘 경기를 해보니 파키아오가 왜 최고의 선수 가운데 한 명인지 알겠다”며 상대를 치켜세웠다. 그는 “나는 계산적인 파이터인 반면 파키아오는 거친 스타일”이라며 밀어붙이는 상대를 자신이 유효타 위주의 경기 운영을 통해 판정으로 이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일정에 대해 “9월 한차례 경기를 더 치른 뒤 현역 생활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파키아오는 “내가 이겼다. 메이웨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여러 차례 펀치를 적중했다”며 판정에 불만을 나타냈다. <에이피>(AP)는 “메이웨더가 435차례 펀치를 날려 148개를 성공시킨 반면 파키아오는 429차례 가운데 81개를 적중하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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