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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에 부정선수까지…한국 유도 ‘악취’

등록 2015-06-24 18:52수정 2015-06-24 22:11

대한유도회장 폭행사건 이어
임원 등 비리혐의 40명 적발

선수 출생지 파악 어려운 점 악용
전국체전 무연고자 투입 ‘돈벌이’
훈련비·후원금 횡령에 카드깡도
(왼쪽부터) 안병근, 조인철
(왼쪽부터) 안병근, 조인철
한국 유도가 폭행과 비리에 휘말리며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최고 수장인 대한유도회장은 임원을 폭행해 구설에 올랐고, 강화위원장과 심판위원장 등 대한유도회 핵심 임원들은 선수단 훈련비 등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태에 대해 한 유도인은 “유도인으로서 부끄러워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

경찰청은 24일 전국체전 유도 종목에서 무자격 선수를 출전시키고 승부 조작, 공금 횡령을 한 혐의로 안병근 대한유도회 강화위원장과 조인철 전 남자국가대표팀 감독(이상 용인대 교수), 문아무개 대한유도회 심판위원장 등 4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안병근 위원장은 전국체전에 부정선수를 출전시키고, 대가로 1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안 위원장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과 86년 서울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남자 유도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전국체전 개인종목은 현 거주지와 상관없이 출생지·출신학교 소재지의 대표로 출전이 가능하다. 실력있는 선수들이 수도권에 몰리는 현실을 고려한 조항이다. 그러나 안 위원장이 출전을 지시한 선수들은 해당 지자체와 아무런 연고도 없었다. 대한체육회는 참가 신청을 마감한 이후 각 지자체가 참가신청 내용을 열람하고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절차를 두고 있으나 유명무실했던 셈이다.

안 위원장은 또 2009~2014년 선수단 훈련비를 가로채고 법인카드로 소위 ‘카드깡’을 하거나 금액을 부풀려 결제해 돈을 챙겼고,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는 특정 선수에게 경기에 져주도록 지시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조인철 교수 역시 후원금, 학교 공금 등 8000만원을 횡령해 주식 투자금과 유흥비로 썼다고 경찰은 밝혔다.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조 교수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유도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문아무개 대한유도회 심판위원장도 승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2013년 전국체전에서 특정 선수를 이기게 하려고 상대방의 정상적인 공격을 ‘위장 공격’이라며 주심에게 ‘지도’ 벌칙을 주게 한 혐의다.

남종현 대한유도회장은 임원에게 폭력을 행사해 비난과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남 회장은 지난 19일 강원도 철원에서 열린 회식 자리에서 건배 제의를 하려던 이무희 중고유도연맹 회장의 얼굴에 맥주잔을 집어 던졌다. 당시 사고로 이 회장은 치아 1개가 부러지고 인중 부위가 크게 찢어져 봉합수술을 받았다. 이 회장은 대한유도회 정관 개정을 두고 남 회장과 대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 회장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출입증이 없는 지인들을 입장시키려다가 안전요원과 경찰에게 행패를 부려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일부 대의원들은 이에 대해 진상 조사를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박희찬 서울특별시유도회장은 누리집 게시판에 “남 회장의 불미스러운 행위가 전 유도인의 분노를 느끼게 한다”고 진상 조사를 요구했고, 대구광역시유도회장과 전라남도유도회 대의원 등도 임시대의원총회 소집 요구에 합류했다. 윤병석 경상남도유도회장은 “전 유도인이 뼈를 깎는 자성으로 실추된 위상을 스스로 재정립시켜야 한다. 결자해지의 자세로 남종현 회장이 자진사퇴해 전 유도인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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