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가 23일 저녁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5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총알처럼 질주하고 있다. 베이징/펜타프레스 연합뉴스
‘번개’ 우사인 볼트(29·자메이카)는 여전히 육상 단거리 제왕이었다.
볼트는 23일 밤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15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79의 기록으로 저스틴 게이틀린(33·미국·9초80)을 0.01초 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볼트는 이로써 통산 9개의 금메달을 따내 세계육상선수권 사상 개인통산 최다 금메달 보유자가 됐다. 통산 8개의 금메달을 따낸 칼 루이스(미국)는 2위로 밀려났다.
1m95 장신인 볼트는 이날 출발반응속도 0.159초로 게이틀린(0.165초)보다 빠른 출발을 보인 뒤, 큰 보폭으로 경쟁자들을 제치고 제일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볼트는 예선에서는 9초96의 기록으로 준결승에 올랐고, 준결승에서도 9초96으로 1조 1위를 기록했다.
볼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 100m와 200m,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육상 단거리에서 최고 스타 떠올랐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3관왕을 달성해 올림픽에서만 6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세운 남자 100m 세계기록(9초58)과 200m 세계기록(19초19)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누구도 넘볼 수 없었던 그에게 최대의 적은 부상이었다. 볼트는 엉덩이 부상 이후 지난 2년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2013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1개월간 공식대회에 참가하지 않았고 지난 6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는 200m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지만 기록이 20초29에 그쳐 스스로 “내 생애 최악의 레이스”라는 자평을 남겼다. 100m에는 지난달 런던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올해 처음 출전해 우승했다.
반면 올 시즌 최고의 성적(9초74)을 올리며 볼트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던 게이틀린은 준결승 2조에서 9초77로 결승선을 통과해 1조에서 달린 볼트(9초96)보다 기록이 앞섰지만 결승에서 끝내 볼트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한편, 중국의 쑤빙톈(26)은 아시아 선수 중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결승에 진출했으나 10초06의 기록으로 최하위인 9위에 그쳤다. 쑤빙톈은 준결승 1조 4위에 그쳤으나 같은 9초99를 기록한 3조 3위 지미 비코(프랑스)와 함께 결승전에 올랐다. 이로써 쑤빙톈은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남자 100m 결승에 진출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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