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은 경기 전 “항상 우승후보이기는 했지만 이번이 제겐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이번에 우승하면 다음 시즌도 우승할 수 있을 것이고, 이번에 놓치면 힘들다”는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우승에 목마른 만년 우승후보 대한항공이 2015~2016 시즌 첫 경기에서 완승을 거두며 힘찬 비상을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배구 V리그 안방 개막전에서 한국전력을 3-0(26:24/25:21/25:21)으로 꺾었다. 군에서 돌아온 세터 한선수를 중심으로 외국인 선수 마이클 산체스는 물론 김학민과 신예 정지석까지 득점포를 터뜨리며 경기를 주도했다.
1세트 초반에는 몸이 덜 풀렸는지 실책이 많았다. 그러나 점차 조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20-23까지 밀리던 대한항공은 김형우의 속공, 심홍석의 가로막기로 점수 차를 줄였고, 김학민의 오픈공격 등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힘겹게 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는 산체스와 함께 정지석이 날았다. 정지석은 2세트에서만 6득점으로 팀 최다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주도했고, 산체스(5점), 김학민(4점), 전진용(3점)이 보조를 맞췄다. 3세트 들어서는 다시 산체스와 김학민이 공격을 주도하고 전진용이 가로막기 장벽을 쌓으면서 내내 리드를 유지해 승리를 매조지했다. 산체스는 이날 서브 3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21점을 올렸고 정지석이 12점, 김학민이 10점, 전진용이 6점을 올리며 승리를 도왔다.
반면 한국전력은 주포 전광인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낀 개막전이었다. 신영철 감독은 전광인의 상태에 대해 “인대 부위 등은 약하지만 상·하체 근력은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 아프다면 굳이 투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새 외국인 선수 얀 스토크를 중심으로 전광인의 대체카드로 주상용과 안우재 등을 활용했으나 선수들 간 호흡이 완벽하지 못했다. 얀 스토크는 17득점을 기록했지만 공격성공률이 42.1%에 그쳐 산체스(공격성공률 65.3%)에 크게 못 미쳤다. 신예 안우재가 8득점을 올린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올 시즌 다크호스로 떠오른 흥국생명이 이재영(20)의 맹활약에 힘입어 현대건설을 3-2(25:19/20:25/16:25/25:21/15:13)로 따돌렸다.
인천/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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