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용인시 상하동 흥국생명연수원의 팀 전용훈련장에서 가로막기 자세를 취하며 밝게 웃고 있다. 용인/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통통 스타
프로배구 흥국생명 이재영
프로배구 흥국생명 이재영
득점 6위·공격성공률 3위에
수비 5위·리시브 6위 등 전천후 “선수 출신 어머니가 포지션 결정
덩치 비해 힘세 레프트 시켰대요
올해 목표요? 팀이 우승하는 거죠” 동생 이다영과 함께 초등학교 때부터 배구를 시작한 이재영은 국가대표 배구선수 출신인 어머니 김경희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처음에는 어머니도 배구를 시키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쌍둥이가 너무 에너지가 넘쳐서 결국 배구선수로 키웠다고 한다. 이재영이 레프트, 이다영이 세터로 포지션을 선택한 것도 어머니의 결정이었다. 최근 용인 흥국생명 연수원에서 만난 이재영은 “어렸을 때부터 덩치에 비해 힘이 좋았다”며 웃었다. 이재영은 지난해 여자부 신인 최대어로 흥국생명에 지명돼 2014~2015 시즌 신인선수상을 거머쥐었다. 2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2015~2016 시즌 1라운드를 마친 3일 현재 국내 선수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득점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에 이어 6위(101점)지만 공격성공률 3위(37.89%), 서브 1위(세트당 0.43) 등 공격 부문 상위권에 올라 있다 또 수비 5위(세트당 6.33), 리시브 6위(세트당 2.95) 등 공수에서 맹활약중이다.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를 트라이아웃을 통해 뽑아서 전력의 빈곳이 생기면서 이재영이 더욱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 이재영은 1라운드에서 기자단 투표 총 28표 중 25표를 얻어 여자부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지난 시즌 6라운드에 이은 연속 수상이다. 이재영은 “지난해에는 마음이 급했는데 올해는 좀더 여유가 생겼다”며 “상대의 공격이나 수비가 작년보다 더 잘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서 “첫해에는 신인상이나 최우수선수상 등 개인적인 상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우선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1년 사이에 더욱 성숙해진 모습이다. 처음 프로 무대에서 뛰면서 경기 외적으로 상처도 많이 받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전화를 통해 퍼붓는 막말이나 저주 등은 아마추어 시절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충격이었다. 이재영은 “그동안 한번도 배구를 하기 싫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는데 지난해는 정말 그만두고 싶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누군가를 위해 배구 하고 싶지 않았고, 상처받으면서까지 운동을 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이재영은 결국 페이스북을 탈퇴했고 지금도 기사 댓글 등은 거의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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