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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김연경은 싫어요, 닮고 싶긴 해도”

등록 2015-11-03 18:53수정 2015-11-03 20:47

이재영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용인시 상하동 흥국생명연수원의 팀 전용훈련장에서 가로막기 자세를 취하며 밝게 웃고 있다.  용인/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이재영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용인시 상하동 흥국생명연수원의 팀 전용훈련장에서 가로막기 자세를 취하며 밝게 웃고 있다. 용인/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통통 스타
프로배구 흥국생명 이재영
“김연경 언니를 닮고 싶어요. 하지만 ‘제2의 김연경’은 싫어요.”

프로 데뷔 2년째를 맞고 있는 이재영(20·흥국생명)은 야무지게 자신만의 배구 색깔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김연경 언니는 배울 점도 많고 멋있지만 그렇다고 똑같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작년 신인상 이어 올해도 맹활약
득점 6위·공격성공률 3위에
수비 5위·리시브 6위 등 전천후

“선수 출신 어머니가 포지션 결정
덩치 비해 힘세 레프트 시켰대요
올해 목표요? 팀이 우승하는 거죠”

동생 이다영과 함께 초등학교 때부터 배구를 시작한 이재영은 국가대표 배구선수 출신인 어머니 김경희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처음에는 어머니도 배구를 시키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쌍둥이가 너무 에너지가 넘쳐서 결국 배구선수로 키웠다고 한다. 이재영이 레프트, 이다영이 세터로 포지션을 선택한 것도 어머니의 결정이었다. 최근 용인 흥국생명 연수원에서 만난 이재영은 “어렸을 때부터 덩치에 비해 힘이 좋았다”며 웃었다.

이재영은 지난해 여자부 신인 최대어로 흥국생명에 지명돼 2014~2015 시즌 신인선수상을 거머쥐었다. 2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2015~2016 시즌 1라운드를 마친 3일 현재 국내 선수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올리고 있다. 득점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에 이어 6위(101점)지만 공격성공률 3위(37.89%), 서브 1위(세트당 0.43) 등 공격 부문 상위권에 올라 있다 또 수비 5위(세트당 6.33), 리시브 6위(세트당 2.95) 등 공수에서 맹활약중이다.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를 트라이아웃을 통해 뽑아서 전력의 빈곳이 생기면서 이재영이 더욱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 이재영은 1라운드에서 기자단 투표 총 28표 중 25표를 얻어 여자부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지난 시즌 6라운드에 이은 연속 수상이다.

이재영은 “지난해에는 마음이 급했는데 올해는 좀더 여유가 생겼다”며 “상대의 공격이나 수비가 작년보다 더 잘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서 “첫해에는 신인상이나 최우수선수상 등 개인적인 상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우선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1년 사이에 더욱 성숙해진 모습이다.

처음 프로 무대에서 뛰면서 경기 외적으로 상처도 많이 받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전화를 통해 퍼붓는 막말이나 저주 등은 아마추어 시절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충격이었다. 이재영은 “그동안 한번도 배구를 하기 싫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는데 지난해는 정말 그만두고 싶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누군가를 위해 배구 하고 싶지 않았고, 상처받으면서까지 운동을 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이재영은 결국 페이스북을 탈퇴했고 지금도 기사 댓글 등은 거의 보지 않는다.

고교 2학년 때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된 이재영은 지난 8월 배구 월드리그에 출전한 뒤 다시 한번 리시브나 수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그는 “리시브를 중점적으로 연습했고 훈련이 힘들었던 만큼 오기도 생겼다”고 말했다. 레프트인 이재영은 리베로인 김혜선과 함께 흥국생명의 리시브를 책임지고 있다.

올해 팀 내 역할과 비중이 꽤 늘었지만 팀 성적이 좋아서 그런지 더 신이 난다. 이재영은 “경기가 자주 있지 않아 크게 힘들거나 하지는 않다. 지난해에는 지고 나면 많이 힘들었는데 올해는 많이 이기니까 오히려 힘이 난다”고 했다. 특히 현대건설과의 개막전은 가장 기억이 남는 경기였다. 당시 이재영은 3-2로 승리한 뒤 감격에 겨워 눈물을 펑펑 쏟아내기도 했다. “첫 경기인 만큼 많은 의미를 부여했고 꼭 이기고 싶었다”는 이재영은 “지난해에는 15승을 하고도 플레이오프에 탈락해서 아쉬움이 많았지만 올해는 연습을 많이 해온 만큼 지고 싶지 않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재영이 운동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감이다.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면 실력도 늘고 자신만의 꼴을 만들 수도 있지만 자신감 없이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결국 그 자리 그대로 있게 될 테니까요.”

용인/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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