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현대건설 세터 양효진이 체육관에서 공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통통스타]
양효진(26·현대건설)은 초등학교 때부터 배구를 시작했지만 운동을 싫어했다. 키는 컸지만 말랐고, 힘도 약했다. 운동신경도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현재 프로배구 여자부 최고 연봉 선수이자 가장 인기 있는 선수가 됐다. 지난 7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에 있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배구단 숙소에서 양효진을 만났다. “학교에서 달리기를 해서 3등 안에 들어오면 도장을 찍어줬는데 거의 받아본 적이 없어요.”
큰 키 때문에 어쩌다 초교 배구부
중학교 진학 전 그만두려 했지만
선생님 막무가내 설득에 ‘제자리’ 프로 데뷔 뒤 체중 10㎏ 늘려 맹훈
2009년부터 6년 연속 ‘블로킹 여왕’
연봉·올스타투표 3년연속 1위도 올시즌 주장 맡아 책임감 커져
통합우승 5년만에 정상 재도전
“매년 조금이라도 더 발전해야죠” 당시 부모님도 딸이 운동선수가 되는 것을 반대했다고 한다. 큰 키 때문에 어쩌다 배구를 하게 됐지만 소질도 없고 하기 싫어 중학교 진학 직전에 운동을 그만뒀다. 그러나 선생님의 막무가내 설득에 다시 배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는 “선생님이 집에 찾아와 밤 12시까지 머무는 등 간청하는 바람에 다시 하게 됐다”며 “중학교에서 본격적으로 배구를 하다 보니 재미도 생겼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부산여중·남성여고를 거쳐 2007년 현대건설에 입단할 당시만 해도 최고는 아니었다. 당시 배유나(GS칼텍스), 하준임(한국도로공사) 등에 밀려 1라운드 4순위로 지명됐다. 190㎝의 큰 키는 주목받았지만 장래성은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데뷔 첫해 신인왕도 당시 ‘제2의 김연경’으로 기대받던 배유나의 몫이었다. 그때 양효진은 “지금의 나의 위치는 이렇지만 언젠가는 더 높은 곳에 오르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프로 데뷔 이후 부족한 힘을 기르기 위해 몸무게를 10㎏ 가까이 늘렸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중점적으로 했다. 양효진이 두각을 나타내기까지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데뷔 2년 뒤인 2009년 그랜드챔피언십 국제여자배구대회에서 블로킹상을 받았고 2009~2010 시즌 프로배구 V리그에서 여자부 블로킹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세트당 0.92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2009년 이후 6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김희진(IBK기업은행)이 세트당 0.58개인 점을 고려하면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기록이다. 올 시즌에도 3라운드 현재 이 부문 1위다. 2009년 이후 꾸준히 국가대표 센터로 활약중이며 2013년 이후 여자부 연봉 1위(2억5000만원)에 올라 있다. 또 올해 올스타 투표에서 3년 연속 최다득표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대우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정상에 선 양효진의 다음 목표는 어디일까. 양효진은 “예전부터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해마다 조금씩이라도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잘 모르고 배구를 했는데 올해부터는 좀더 지능적이고 노련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양효진은 중앙공격수(센터)의 역할에 대해 블로킹을 통해 점수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 공격수의 자신감을 꺾고, 우리 팀의 공격과 수비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 상대가 공격을 잘하지 못하게 막아내는 게 중요하다”며 “상대방이 평소 자신이 잘 때리는 코스가 막히면 힘든 코스로 가게 되고, 그러면 실책도 많아지고 자신감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공을 한번 바운드시키거나 공격 방향을 한쪽으로 몰아 수비하기 쉽도록 해주고, 직접 속공 등을 하지 않더라도 적절한 움직임으로 상대방 블로커를 묶어 우리 팀 공격을 수월하게 해준다.
양효진은 “손 모양과 올라가는 타이밍도 중요하다. 상대 팀 세터의 폼과 공격수의 성향, 배구 흐름 등도 파악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올 시즌 팀의 주장을 맡으면서 책임이 더욱 커졌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여자부 선두로 나서 2010~2011 시즌 통합 우승 이후 5년 만에 정상을 노리고 있다. 양효진은 “지난해보다 조직력이 좋아진 것 같고, 선수들이 소통도 잘된다”며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하려는 의욕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승한 지 오래돼 선수들이 모두 우승에 목말라 있다. 선수들도 올해 의욕이 넘치고 기회도 온 만큼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용인/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중학교 진학 전 그만두려 했지만
선생님 막무가내 설득에 ‘제자리’ 프로 데뷔 뒤 체중 10㎏ 늘려 맹훈
2009년부터 6년 연속 ‘블로킹 여왕’
연봉·올스타투표 3년연속 1위도 올시즌 주장 맡아 책임감 커져
통합우승 5년만에 정상 재도전
“매년 조금이라도 더 발전해야죠” 당시 부모님도 딸이 운동선수가 되는 것을 반대했다고 한다. 큰 키 때문에 어쩌다 배구를 하게 됐지만 소질도 없고 하기 싫어 중학교 진학 직전에 운동을 그만뒀다. 그러나 선생님의 막무가내 설득에 다시 배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는 “선생님이 집에 찾아와 밤 12시까지 머무는 등 간청하는 바람에 다시 하게 됐다”며 “중학교에서 본격적으로 배구를 하다 보니 재미도 생겼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부산여중·남성여고를 거쳐 2007년 현대건설에 입단할 당시만 해도 최고는 아니었다. 당시 배유나(GS칼텍스), 하준임(한국도로공사) 등에 밀려 1라운드 4순위로 지명됐다. 190㎝의 큰 키는 주목받았지만 장래성은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데뷔 첫해 신인왕도 당시 ‘제2의 김연경’으로 기대받던 배유나의 몫이었다. 그때 양효진은 “지금의 나의 위치는 이렇지만 언젠가는 더 높은 곳에 오르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프로 데뷔 이후 부족한 힘을 기르기 위해 몸무게를 10㎏ 가까이 늘렸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중점적으로 했다. 양효진이 두각을 나타내기까지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데뷔 2년 뒤인 2009년 그랜드챔피언십 국제여자배구대회에서 블로킹상을 받았고 2009~2010 시즌 프로배구 V리그에서 여자부 블로킹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세트당 0.92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며 2009년 이후 6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김희진(IBK기업은행)이 세트당 0.58개인 점을 고려하면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기록이다. 올 시즌에도 3라운드 현재 이 부문 1위다. 2009년 이후 꾸준히 국가대표 센터로 활약중이며 2013년 이후 여자부 연봉 1위(2억5000만원)에 올라 있다. 또 올해 올스타 투표에서 3년 연속 최다득표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대우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정상에 선 양효진의 다음 목표는 어디일까. 양효진은 “예전부터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해마다 조금씩이라도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잘 모르고 배구를 했는데 올해부터는 좀더 지능적이고 노련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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