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 알파인 경기장으로 사용될 ‘정선 알파인 경기장’ 개장행사가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경기장에서 열렸다. 다음달 6일과 7일에는 정선알파인 개장 후 처음으로 ‘2016 FIS 알파인 월드컵’이 테스트 이벤트로 열린다. 이날 정선 알파인 경기장 모습. 정선/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국내 최초의 활강장인 정선알파인스키장이 22일 개장했다. 아직 62%밖에 완공되지 않았지만, 2월6~7일로 예정된 국제스키연맹(FIS) 아우디월드컵 개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리는 첫 테스트 이벤트여서 시설공사 중심에서 경기운영으로 조직위원회의 체제가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의 정선알파인스키장 코스에서 열린 개장식 행사에는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양호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배진환 강원도 행정부지사, 신동빈 대한스키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조양호 조직위원장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스키 테스트 이벤트를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해온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 테스트 이벤트대회를 차질없이 잘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가리왕산 하봉을 기점으로 주변 183만㎡를 개발해 만든 정선알파인경기장은 2648m의 코스에 825m의 표고차를 갖춘 국내 최초의 국제규격 활강스키장이다. 현재 공정률은 62%이지만 18일 국제스키연맹으로부터 코스 승인을 받았고, 내년 12월까지 잔여 시설들이 완공된다.
활강은 정상에서 빠른 속도로 내려와야 하는 속도경기로 ‘스키의 꽃’으로 불린다. 하지만 국내에는 올림픽 활강 코스로 쓸 수 있는 스키장이 없어 가리왕산 하봉에 1723억원을 들여 새롭게 지어야 했다. 환경단체 등에서는 삼림 보호자원 파괴에 대한 우려로 스키장 건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지난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서 곤돌라를 타고 올라간 정선알파인스키장은 경기·연습 등 두개의 슬로프로 구성돼 있었다. 아직 마무리 공사가 되지 않아 여러 곳에서 공사가 진행중이었고, 겨울이어서 콘크리트 타설이 안 된 곳도 있었다. 하지만 눈을 80cm 이상 다져 놓는 등 코스를 완성한 상태이고, 곤돌라가 시험운행에 들어가면서 테스트이벤트 경기를 치르는 데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조직위원호의 김상표 시설 부위원장은 “환경훼손을 막기 위해 애초 중봉에 짓기로 했던 남자용 코스를 취소하고, 하봉의 여자용 코스와 합쳐서 남·녀 스키선수들이 동시에 쓰도록 했다.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려 코스를 건설해 환경피해를 줄이려고 했다”고 밝혔다.
곤돌라를 타고 정상까지 오르는 시간은 23분. 곤돌라 안에서 바라본 코스는 경사가 급했고, 중간지점 쪽의 가장 어려운 경사지인 ‘블루 드래곤’ 바로 앞에는 슬로프 한 가운데 나무숲을 섬처럼 보존해놓았다. 남녀 코스를 구분하기 위한 분기점 역할을 하는 것이지만, 최대한 자연의 미를 살린 것으로 보였다. 코스의 설계자인 버나드 루시는 “코스의 자연상태를 살리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활강 경기의 시작 지점은 가리왕산 하봉의 정상 지점에서 조금 아래 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현장을 둘러본 이승원 국제스키연맹 부회장은 “서양에서는 주로 3000m 이상에 활강 경기 출발점이 있다. 그래서 나무는 없고 주로 암석이 많다. 하지만 정선알파인스키장은 출발선 부근에 나무가 있다. 외국의 선수들도 이런 경기장을 처음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2월 월드컵 경기를 위해 22일 현재 등록한 활강 참여 선수들은 17국의 84여명이다. 우승을 위해서는 시속 150㎞는 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터 후아라 국제스키연맹 기술고문은 “정선알파인코스는 외국의 다른 월드컵이나 올림픽 코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아름다운 지형에 여러 곳의 점프대가 있고 선수들이 최대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곳이 적절히 배합됐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활강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가 없다.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좋은 시설을 갖추게된 만큼 그에 걸맞은 선수도 육성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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