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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의 마법…7년만에 ‘우승 꽃가루’

등록 2016-02-25 22:15

16연승 내달린 현대캐피탈
OK저축 꺾고 정규리그 우승
역대 최연소 우승 감독에
25일 열린 2015~2016 프로배구 정규리그에서 오케이(OK)저축은행을 완파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최태웅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25일 열린 2015~2016 프로배구 정규리그에서 오케이(OK)저축은행을 완파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최태웅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최연소 우승, 데뷔 첫해 정상, 선수와 감독으로 우승 경험, 16연승 신바람…. 이루기 어려운 기록을 초보 감독이 써냈다. 그의 새로운 실험으로 프로배구 V리그 판도도 바뀌었다.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이 2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시즌 V리그 경기에서 오케이(OK)저축은행을 3-0(25:20/25:16/25:22)으로 꺾고 7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정규리그 단일 시즌 신기록인 16연승을 달리는 뒷심을 발휘하며 승점 75(26승8패)를 쌓아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우승이 확정됐다. 남녀배구 통틀어 역대 최연소 우승 감독이 되는 등 최초 기록을 양산했다.

경기를 앞두고 두 팀 감독은 기술적인 면보다 선수들의 마음가짐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우승을 목말라 하는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기세가 오케이저축은행 선수들을 압도했다. 최태웅 감독은 경기 전 라커룸에서 ‘수어지교’(水漁之交)의 뜻을 들려주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붕 떠 있는 듯해 물고기와 물처럼 코트라는 물속에서 마음껏 물장구치라”고 주문했고, 선수들은 3세트 내내 다양한 공격을 선보이며 코트를 휘저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의 지휘봉을 건네받은 최태웅 감독이 ‘스피드 배구’를 내세웠을 때만 해도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스피드 배구’가 분명 세계 배구의 추세지만 외국인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리그에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구단으로부터 전권을 부여받아 팀 체질 개선에 나선 ‘최태웅표 스피드 배구’가 횟수를 거듭하면서 선수들의 다양한 스타일이 녹아든 토털배구로 거듭났다. 선수들이 즐겁게 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최 감독은 단순히 공의 속도를 높였을 뿐 아니라 선수 각자의 색깔에 맞춰 장점을 살렸다. 최 감독은 “스피드 배구는 단순히 공을 빠르게 토스하는 것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태웅 감독은 공격의 핵인 문성민에게 주장을 맡겨 책임감을 높였고, 신인 세터 노재욱을 조련했다. 인터뷰에서 자주 문성민을 언급하며 책임감과 신뢰를 보였고, 노재욱이 지나치게 오레올과 문성민에게 의존하자 아예 문성민과 오레올한테는 공을 주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당시 경기는 패했지만 그 이후 노재국의 토스는 다양해졌다. 또 ‘아이티(IT) 감독’이라는 별명답게 선수들과 관련한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전술을 준비했다. 준비한 다양한 전술과 공격 루트가 살아나면서 현대캐피탈의 스피드 배구는 신뢰와 자신감을 불렀고, 결국 우승이라는 현실을 만들었다.

최태웅 감독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우승을 일궜지만 선수 시절에는 가족에게 암 발병 사실을 숨기고 경기에 나갈 만큼 독종이기도 하다. 현대캐피탈로 팀을 옮긴 뒤 2010년 림프암 판정을 받았으나 담당 의사의 권유를 뿌리치고 합숙에 들어갔고 2010~2011 시즌을 소화하기도 했다.

최태웅 감독은 우승 뒤 “이제야 마음이 조금 차분해지는 것 같다. 선수들이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김호철·신치용 감독에게서 배운 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시행착오도 많았다”며 “그걸 겪으면서 내 생각도 바뀌었고 그때마다 코칭스태프와 이야기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산/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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