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미네소타 트윈스 페이스북 갈무리
(한국의 홈런왕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의 거포본능이 메이저리그 시험무대에서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2경기 연속 홈런이다.
박병호가 9일(한국시각)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에서 토론토 선발 가빈 플로이드를 상대로 왼쪽담장을 훌쩍 넘기는 1점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7일 탬파베이 전에서 만루홈런을 쏘아올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박병호는 하루 휴식을 취하고 출전한 이날 경기에서도 홈런을 기록해 정규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박병호는 이어진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고 6회말 수비 때 교체 돼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현재 박병호의 시범경기 성적은 13타수 3안타, 타율은 0.231이다. 박병호가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준 장타력에 미네소타 폴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의 비중을 키워갈 뜻을 내비쳤다. 경기 뒤 취재진으로부터 “박병호가 마우어와 함께 1루와 지명타자를 50 대 50으로 맡을 수 있냐”는 질문에 몰리터 감독은 “그럴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는 안타를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수비와 출루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9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시범경기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대호는 2회말 무사 2·3루 위기에서 배너블의 타구를 잡아 곧바로 홈으로 송구해 3루 주자를 처리했다. 이어진 카우길의 유격수 땅볼이 병살타로 처리되면서 시애틀은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5회 말에는 호세 라미레스의 안타성 땅볼 타구를 다이빙으로 낚아챈 뒤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 온 투수에게 송구해 이닝을 마무리했다. 타석에서는 2회초 상대 선발투수 우완 트레버 바우어를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내 4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이대호는 이날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 시범경기 타율은 0.286로 다소 하락했다. 2회말 수비를 마치고 들어온 이대호를 향해 스콧 서베이스 시애틀 감독은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베이스 감독은 그간 스프링캠프에서 이대호에게 수비에 대한 역할을 강조해왔었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두 경기 연속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오승환은 9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 무피안타를 기록했다. 앞서 오승환은 6일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에서 1⅓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반면 지금까지 시범경기 6경기에 나와 18타수 무안타의 부진에 빠진 김현수는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시범경기에서 결장했다. 김현수의 외야 경쟁자로 거론되는 놀란 레이몰드는 1번 지명타자로 나와 4타수 1안타, 조이 리카드는 9번 타자 좌익수로 출전해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권승록 기자ro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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