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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살, 다시 파이팅

등록 2016-03-14 18:52

최용수. 사진 연합뉴스
최용수. 사진 연합뉴스
[통통 스타]
프로복싱 전 세계챔피언 최용수
‘응답하라 1998.’

전 세계권투협회(WBA) 슈퍼페더급 세계 챔피언 최용수(44)가 다시 링으로 돌아왔다. 프로권투를 은퇴한 지 13년 만에, 잠시 외도했던 격투기를 포함해도 9년 만이다. 복귀전 무대는 4월9일 충남 당진에서 열리는 한국권투연맹(KBF) 전국신인왕전 4강전의 메인 이벤트로 결정됐고, 상대는 일본의 왼손잡이 나카노 가즈야(30·프로통산 9승5패1무)이다. 복귀 전 준비에 한창인 최용수를 최근 서울 양천구 극동서부권투체육관에서 만났다.

은퇴 13년, 격투기 외도 9년만에
다음달 9일 일본 복서와 복귀전
맞춤형 연습상대 구하기 어려워
체력보다 실전감각 회복이 관건

“중년들에 자신감 전하고 싶어
내 도전이 복싱계 활력소 되길…”

최용수는 1995년 12월 아르헨티나 원정경기에서 슈퍼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한 이후 1998년까지 7차 방어에 성공한 1990년대 후반을 대표하는 복싱 선수였다. 그는 권투계를 은퇴한 이후 2006년 잠시 격투기 종목인 K-1에 데뷔하기도 했지만 3경기 만에 무대를 내려왔다.

오는 4월9일 복귀전을 앞두고 있는 최용수가 지난 9일 서울 양천구 극동서부권투체육관에서 훈련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는 4월9일 복귀전을 앞두고 있는 최용수가 지난 9일 서울 양천구 극동서부권투체육관에서 훈련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40대 나이에 왜 링으로 돌아왔을까. 최용수는 “내 나이대에 아직도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내 도전이 너무나도 침체돼 있는 한국 복싱계에 활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몇몇 지인들의 권유로 복귀를 결정했다”는 최용수는 “9일 경기가 고향인 당진에서 열리는 만큼 신인으로 데뷔전을 치른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도 밝혔다. 복귀 결정은 자신의 책임이라며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그는 애초 한국 챔피언을 목표로 했으나 국내 권투계는 너무 좁았다. 그와 대결하고 싶어하는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최용수는 “복귀를 결정한 이상 이벤트로 끝낼 생각은 없다. 20대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지만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 이후 자신의 체육관을 운영해왔던 최용수는 복귀 결심 이후 본격적으로 도로를 뛰기 시작했다. 새벽에 집 근처를 달린 뒤 오후에는 극동서부체육관에 들러 김춘석 관장과 함께 본격적인 복귀를 준비해오고 있다.

김춘석 관장은 체력적인 문제보다는 현장 감각을 되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김 관장은 “권투는 다른 운동보다도 체력이 기본이 돼야 기술이 나온다”며 “최용수는 꾸준하고 성실히 몸상태를 유지해 체력적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감을 찾는 것이 문제다. 당장 복귀전 상대인 나카노에 대비해 왼손잡이 스파링 파트너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용수는 현재 몇차례 스파링을 통해 잃어버린 감도 되찾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김 관장은 한때 최용수의 복귀를 가장 반대했던 사람이었다. “나이가 들면 피로나 데미지 회복이 더뎌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최용수의 링 복귀를 돕고 있다. 김 관장은 “요즘은 나이 든 선수들도 많고 체력을 잘 유지해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실제로 할아버지 복서로 유명한 조지 포먼(미국)은 1995년 만 45살의 나이에 헤비급 세계 챔피언에 복귀한 바 있다.

최용수에게 부상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다만 긴장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최용수는 “경기를 앞두고는 챔피언이었을 때나 지금이나 언제나 똑같이 긴장된다. 그러나 일단 공이 울리면 모든 긴장이 사라지고 상대편만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복싱계는 저변 약화로 많이 침체된 상태다. 늙은 복서는 그의 도전이 복싱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기를 바란다. 최용수는 “프로권투가 4개 단체로 분열돼 있기 때문”이라며 “선수들이 서로 다른 단체로 뿔뿔이 흩어져 교류를 하지 않으니까 발전도 없다. 복싱계가 하나로 뭉칠 수 있다면 조만간 유망주도 나올 것”이라고 희망했다.

글·사진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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