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OK)저축은행 선수들이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남자부 2차전 원정에서 현대캐피탈을 3-0으로 완파한 뒤 환호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배구 챔프전, 현대캐피탈 2연패
OK저축 1승 더하면 ‘2연속 챔프’
OK저축 1승 더하면 ‘2연속 챔프’
“현대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김세진 오케이(OK)저축은행 감독은 1차전을 승리로 이끈 뒤 2차전을 앞두고 “지금도 끌려가지만 말자는 생각”이라고 엄살을 떨었다. 객관적인 전력 역시 현대캐피탈의 우세로 평가돼왔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에 들어선 오케이저축은행은 전혀 다른 팀이었다.
오케이저축은행은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3-0(25:18/25:20/25:20)으로 꺾고 적지에서 2연승을 쓸어담았다. 오케이저축은행은 1승만 추가하면 2년 연속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에 오른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래 챔피언결정 1, 2차전에서 승리한 팀은 예외없이 우승을 했다.
오케이저축은행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강한 서브로 현대캐피탈 오레올의 발을 묶었다. 고빗길에서는 시몬의 결정력이 돋보였다. 1세트 초반에 시몬을 적극 활용해 분위기를 가져온 오케이저축은행은 중반 이후 송명근과 한상길 등으로 공격루트에 변화를 주며 25-18로 승리했다. 2세트에서는 중앙공격마저도 짜임새 있게 돌아가며 시몬과 송희채 등이 공격을 주도했고, 3세트에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현대캐피탈을 몰아붙여 완승을 거뒀다. 오케이저축은행은 이날 시몬이 최다득점인 23점을 올린 가운데 한상길이 3개의 서브에이스 등 무려 10득점을 올리는 뜻밖의 활약을 펼쳤다. 송명근은 13득점, 송희채는 7득점을 보탰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이날도 잦은 사인 미스로 무너졌다. 속공은 물론 오픈공격도 호흡이 맞지 않았고, 번번이 오케이저축은행에 차단당했다. 현대캐피탈의 쌍포인 오레올은 11득점, 문성민은 10득점에 불과했다. 최태웅 감독은 전날 훈련을 줄이고 레크리에이션으로 맘껏 웃게 하며 부담을 덜어줬지만 선수들은 챔프전의 긴장감과 18연승이 깨진 후유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김세진 감독은 경기 뒤 “오늘은 수비 등 기본기가 잘됐고 특히 세터 싸움에서 완벽하게 압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2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리는 3차전에 대해 “우리가 작전을 변경할 이유는 없다. 이긴다는 생각보다 힘 대 힘으로 붙고 싶다”고 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실력과 경험이 모두 부족했다”며 “다그치기도 하고 화도 냈지만 방법이 없다. 팀 전체적으로 부담이 많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천안/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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