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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FA 문성민 “감독님, 제가 성장 가능성이 많죠?” ^^

등록 2016-04-07 18:39수정 2016-04-07 22:22

‘꽃보다 배구.’ 2015~2016 V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왼쪽)과 주장 문성민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옥상에서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꽃보다 배구.’ 2015~2016 V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왼쪽)과 주장 문성민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옥상에서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프로배구 정규리그 우승’ 현대캐피탈 감독·주장 인터뷰
한때는 룸메이트였다. “후배에게 잔심부름 안 시키는 철든 방장이었다”고 말하지만 한때 그의 ‘방졸’은 그저 웃기만 했다. 지금은 남자배구 현대캐피탈 ‘감독’과 ‘주장’의 신분이다. 7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 때 둘은 함께 웃었고, 챔피언십 패배에 둘은 함께 울었다. 지난 4일 <한겨레> 사옥에서 만난 최태웅(41) 감독과 문성민(31)이 그렇다. 챔피언십 준우승의 아쉬움을 다 털어내지는 못했지만 둘은 “참 재미있는 배구를 했다”고 돌아봤다.

최태웅 감독은 지난해 흔치 않게 선수(플레잉코치)에서 곧바로 팀 사령탑이 됐다. 하지만 코트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보직 파괴의 스피드 배구 카드를 빼내들어 후배들을 코트 위에서 춤추게 만들었다. 남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5월) 첫 실시에 맞춰 챔피언십이 끝난 뒤 열흘 동안 외국인선수들 데이터만 쳐다봤다는 그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서 많이 아쉽지는 않다. 선수들이 우리 팀 색깔(스피드 배구)을 만들었다는 게 더 큰 것 같다”고 했다. “선수들이 이제 부담감을 느끼거나 자신감 없는 경기는 안 할 것 같다”고도 확신했다.

최 감독이 데뷔 시즌 내내 가장 신경 쓴 점은 “선수들에게 경기할 수 있는 가장 편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공을 나르는 것 같은 자잘한 훈련 준비를 스태프 전담으로 맡겼고 씨름 대회 등을 열어 선수들의 친목을 도모했다. 최 감독 지휘 아래 선수들 저녁 식사 값은 전년에 비해 두 배로 올랐다. 현대캐피탈 김성우 사무국장은 “선수단 예산 집행도 최 감독께서 직접 하시는데 경기 내용이 좋으면 지더라도 선수단에 수당을 지급했다. 경기 전에 수당을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수당 지급에 있어 비주전 선수들을 먼저 챙긴 것은 물론이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 앞서서는 손수 유에스비(USB)를 선수 수만큼 구입해 선수들에게 비디오카메라와 함께 준 뒤 혼자서 셀프카메라를 찍게 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며칠 뒤 혼자서 영상을 보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씨름대회 우승자이기도 한 문성민은 “선수들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감독님은 창의적이시다”라고 했다. 최 감독은 오프시즌에는 가족들을 선수단 숙소에 초대해 레크리에이션 등을 할 생각도 있다.

초보감독 최태웅 “기대 이상 성적”

선수 영입·연봉책정 등 전권 행사
‘스피드 배구’ 접목시켜 날아올라
“사기 돋우려 명언 40개 말했는데
시즌 중반 지나니 밑천 떨어졌죠”

첫 MVP 문성민 “아쉬웠던 시즌”

주장 맡아 팀 분위기 끌어올리며
센터 역할까지 척척 해냈지만
18연승 질주에도 챔프전서 ‘눈물’
“요즘은 육아 재미에 푹 빠져있죠”

최태웅 감독은 지난 시즌 경기 전에는 절대 선수단 라커룸에 들어가지 않았다. 다만 경기 시작 10분 전에 들어가 팀 사정에 맞는 고사성어나 명언을 선수들에게 말해줬다. “챔피언십까지 40개를 말해줬는데 처음에는 나도 선수들도 정말 어색했다. 하지만 5~6번 정도 지나니까 선수들이 집중했다. 시즌 중반이 지나니 밑천이 떨어져서 삽살개, 풍산개 얘기까지 했다. ‘수어지교’라는 말을 해주면서 ‘너희는 물고기이고 코트는 물이니 마음껏 헤엄쳐봐라’라고 말해줬던 게 제일 기억이 난다.” 문성민은 “감독님이 고사성어를 이해하기 쉽게 얘기해주셔서 지금도 기억하는 선수들이 많다. 수어지교, 외유내강 등이 생각난다”고 했다.

문성민에게 2015~2016 시즌은 “끝나는 게 정말 아쉬웠던 시즌”이었다. 코트에서 웃는 날이 많았고 “시즌이 너무 빨리 간다”고도 생각했다. 프로배구 최다연승인 18연승 질주 끝에 정규리그 우승을 했고 데뷔 처음 최우수선수(MVP)에도 뽑혔다. 문성민은 “우승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하다 보니 팀이 연승을 하고 있었고 정규리그까지 우승했다. 이번에 기회가 정말 좋았는데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못 해서 끝은 아쉬웠다”고 했다. 라이트 공격수로 오픈공격을 주로 선보였던 그는 지난 시즌 최태웅 감독의 ‘스피드 배구’에 적응하면서 센터 역할의 속공, 시간차까지 척척 해냈다. 그래서 스스로도 “새로운 배구를 하면서 또 다른 배구 인생을 사는 듯했다”고 말한다.

프로 데뷔 처음 팀 주장이 되면서 책임감이 부쩍 는 시즌이기도 했다.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나 개인 유니폼 정리 등이 안 돼 있을 때 1만원을 내는 벌금 제도는 그가 제의한 것이었다. 후배들의 유니폼 숨기기 장난에 여오현 등이 벌금(7만~8만원 상당)을 가장 많이 냈지만 팀 분위기는 한층 좋아졌단다. 이렇게 모인 벌금은 선수단 간식이나 회식 때 썼다.

팀 휴식기인 요즘 문성민은 태어난 지 한 달 반 된 첫아들 시호의 아빠로 육아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비슷한 시기에 아빠가 된 팀 동료 최민호와 만나면 “아기 똥 색깔이 어땠는지”에 대해 수다를 떠는 초보 아빠다. 문성민은 “예전에는 취미 생활로 자전거도 타고 그랬는데 요즘은 아이 보기 바쁘다. 힘이 들기도 하지만 아이 웃음 한 번 보면 피로가 싹 풀린다”고 했다. 문성민의 얘기를 듣던 두 아이 아빠 최태웅 감독은 “빨리 둘째를 낳아라”고 부추겼다.

현대캐피탈은 선수 연봉 계약에 대한 전권을 최 감독에게 줬다. 지난 시즌에도 최 감독이 직접 선수들과 연봉 계약을 했다. 최 감독은 당장의 성적보다 1~2년 뒤의 미래 가치, 발전 가능성에 더 비중을 두고 연봉을 책정한다. 자유계약선수(FA) 영입도 감독 권한이다. 문성민은 5월에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터. 최 감독에게 “제가 발전 가능성이 아주 많습니다!”라고 말하는 문성민이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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