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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개발광풍 비켜간 ‘아름다운 옛길’ 함께 달려요”

등록 2016-06-14 20:14수정 2016-06-14 20:28

남편 이씨 대학시절부터 자전거 마니아
부인·두 아들도 8년째 주말마다 ‘씽씽 ’
전국 돌며 캠핑·전통시장 맛기행도

3년 전부터 ‘노하우’ 모아 여행기로
‘아름다운 자전거길 50’엔 비경 공개
“서로 대화 많아져 ‘가족재발견’ 효과”
온가족 자전거여행단 이준휘씨네

아이티 분야에서 정보기술 전문가로 활동했던 이준휘(45)씨네의 가족여행은 특별하다. 이씨와 한 살 연하의 부인, 고교 1학년과 초등 6학년인 두 아들 등 가족 모두가 자전거를 타고 거의 주말마다 전국을 누비기 때문이다. 그것도 벌써 8년이 넘었다. ‘온가족 자전거여행단’이라고 불릴 만하다.

최근 이씨가 펴낸 자전거여행서 <죽기 전에 꼭 달려야 할 아름다운 자전거길 50>(중앙북스 펴냄)은 이 온가족 자전거여행단이 직접 가보고 느껴본 자전거길 가운데 베스트만을 가려 모은 것이다. 식구 모두 자전거로 전국을 누비는 이 특별한 여행단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여행단장(?)인 이씨를 지난 주말 만나봤다.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그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많은 성격이 자전거여행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그 호기심이 대학 3학년 때 그를 ‘무작정 동해안 자전거여행’으로 이끌기도 했다. 자전거도 없이 동해로 간 뒤 2만원짜리 고물자전거를 사서 7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남쪽으로 달렸다. 첫번째 자전거여행이었다. 그 뒤 20년 넘게 자전거는 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이씨는 2000년 대학원을 졸업한 뒤 벤처 쪽 일을 시작했다. 막 벤처 붐이 불던 시기였다. 제법 규모가 큰 아이티업체 등 여러 기업에서 주로 신규사업을 기획하는 일을 했다. 그때 밤낮이 따로 없는 바쁜 일상 중에도 그는 주말이면 자전거를 탔다.

혼자서 떠나던 그의 자전거여행에 차츰 가족이 합류했다. 먼저 8년 전 아내가 “나도 같이 타보면 어떨까”라고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부부 자전거여행단’이 됐다. 1년 뒤엔 초등학생이던 큰아들도 함께하기 시작했다. 작은아들도 6년 전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합류해 온가족 자전거여행단이 완성됐다.

이들은 거의 주말마다 전국을 돌고 있다. “덕분에 적은 여행비용으로 가족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얻었죠.” 우선 대중교통으로 자전거 타기 좋은 곳까지 이동한 뒤, 캠핑을 하면서 자전거도 타는 식이다. 근처 시골 전통시장에서 값싸고 푸짐한 향토음식을 맛보는 재미는 덤이다.

이씨는 3년 전 여행기를 책으로 남기기로 했다. 가족들 모두 주저없이 응원했다. 그동안 아빠가 얼마나 자전거를 사랑하는지 봐왔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자전거여행 바이블>(2014·꿈의지도 펴냄), <우리나라 자연휴양림 바이블>(2015·중앙북스 펴냄)을 연달아 냈고, 이번이 세번째 저서다.

이씨는 “‘아름다운 자전거길 50’에 소개된 자전거길의 대부분은 우리 가족끼리 좋아서 간 곳”이라고 소개했다. 초등 6학년 둘째아들도 소화해낸 길이기에 어렵지 않고, 가족이 발품을 팔아 찾아낸 곳이기에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다. 책에는 호수길, 바닷길, 섬길, 바람길, 산길, 숲길, 비경길, 도심길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가령 비경길로 꼽은 단양~예천 종주코스는 이끼터널과 단양팔경의 명승지를 지나서 예천의 금당실마을까지 이어지는 아름다운 자전거여행 코스다. 그는 “춘천과 양구를 연결하는 배후령 옛길 등은 옆에 새 길이 나면서 한적하고도 아름다운 자전거길로 변한 곳”이라고 추천한다.

이씨가 이처럼 아껴둔 비경들을 공개하는 이유는 “꼭 4대강 사업처럼 대규모 토목공사를 하지 않아도 우리나라에는 좋은 자전거길이 많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산에는 임도도 많고 또 새로운 도로가 뚫리면서 한적하게 된 대관령 옛길이나 미시령 옛길처럼 편안한 곳도 많아요. 그런 길을 발품을 찾아 연결하면 돈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좋은 자전거길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이씨 가족이 그동안 찾은 것은 자전거길만이 아니다. “온가족이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많이 하게 돼요. 서로 더 이해하고 알게 되는 ‘가족의 재발견 여정’이라고나 할까요?”

이씨 가족은 앞으로도 함께 자전거여행을 하면서 계속 책을 펴낼 계획이다. “우선 가족들과 함께 다녔던 전국의 전통시장 이야기를 쓰려고 해요. 언젠간 외국 자전거길에 대한 여행서도 쓰고 싶고요.”

온가족 자전거여행단이 앞으로 또 무엇을 발견해 나갈지 주목된다.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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