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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축구·야구 얘기뿐인 스포츠신문 태릉에선 안 봐요

등록 2016-08-05 21:15수정 2016-08-05 21:21

[토요판] 커버스토리/ ‘우리에게 올림픽이란’ 좌담회

▶“양정모 선수가 금메달을 땄습니다.”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우리나라가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는 뉴스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40년이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10개로 세계 10위 안에 든다는 ‘10-10’ 목표를 잡는 등 성적 프레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 메달에 일희일비할 때는 지났다”는 이질적인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4년마다 돌아오는 올림픽이 나와는 어떤 관계인가? 지도자와 선수, 체육 전문가와 시민의 눈을 통해 새로운 올림픽 문화의 가능성을 모색해봤다.

※ 좌담회 참석자(가나다순)

김미정 용인대 격기지도학과 교수(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유도 금메달)

김상열 여자하키 대표팀 코디네이터(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하키팀 감독, 은메달)

김용희 시민(전 프로축구 성남FC 직원)

김택수 미래에셋탁구단 감독(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탁구단체전 동메달, 올림픽 3회 출전)

유상건 상명대 스포츠기술융합학과 교수

오늘부터 17일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2016 리우올림픽은 한반도의 대척 지역에서 벌어지는 행사이니만큼 거리감이 있다. 남미 최초의 올림픽이라고는 하지만, 유럽이나 북미 등 서양 중심의 올림픽 역사에서 보자면 주변부 이벤트다. 더욱이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정국 불안, 테러 위협 등 치안 불안, 지카 바이러스, 준비 부족 등 불편한 브라질발 뉴스가 개막 전 세계 언론을 도배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대한체육회가 이번 대회에 파견하는 선수단(204명) 규모는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50명) 이래 가장 작다.

거리에서도, 방송 광고 시장에서도 올림픽 열기를 느끼긴 힘들 지경이다. 강신욱 단국대 교수는 “과거 올림픽이 천박한 배금주의나 명예욕에 현혹된 측면이 있다. 지금은 젊음의 기상이나 호연지기, 세계 평화와 화합이라는 초기 올림픽 이상에 우리도 눈을 뜨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올해의 달라진 분위기를 분석했다. 압축성장 시대에 정치적 선전 수단으로 이용됐던 올림픽의 조작된 열기나 전투하듯 정상에 오르기 위해 맹목적으로 달렸던 승부지상주의 시대를 통과해 올림픽 본연의 가치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지난달 11일 한겨레신문사 4층 회의실에서 열린 ‘우리에게 올림픽이란 무엇인가’란 주제의 좌담회에서는 올림픽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하키팀 감독으로 은메달을 일궜던 김상열 현 여자하키 대표팀 코디네이터,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김미정 용인대 교수, 바르셀로나 탁구단체전 동메달리스트로 올림픽에 3회 출전한 김택수 미래에셋탁구단 감독, 유상건 상명대 스포츠정보기술융합학과 교수, 시민 김용희씨가 2시간에 걸친 토론에 참가했다.

좋아서 시작, 잘해서 계속할 뿐
나의 꿈이지, 국가의 꿈 아니다
엘리트체육-생활체육 함께 가야
스포츠산업·의학 등 발전 계기도

미디어의 메달 연연 태도 벗어나야
지도자 처우 개선도 시급한 과제
‘올림픽=국위선양’ 공식은 옛말
풍요로운 삶 위한 스포츠복지 중요

2016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린 좌담회 참석자들이 한겨레신문사 옥상공원에서 포즈를 잡았다. 왼쪽부터 김상열 여자하키 대표팀 코디네이터, 김택수 미래에셋탁구단 감독, 김용희 전 프로축구 성남FC 직원, 김미정 용인대 격기지도학과 교수, 유상건 상명대 스포츠정보기술융합학과 교수.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2016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린 좌담회 참석자들이 한겨레신문사 옥상공원에서 포즈를 잡았다. 왼쪽부터 김상열 여자하키 대표팀 코디네이터, 김택수 미래에셋탁구단 감독, 김용희 전 프로축구 성남FC 직원, 김미정 용인대 격기지도학과 교수, 유상건 상명대 스포츠정보기술융합학과 교수.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나에게 올림픽이란?

사회자 개발도상시대를 지나오면서 한국은 개인적인 가치보다는 국가나 조직 같은 집단적인 가치에 더 매몰돼 있었죠. 올림픽 같은 국가 단위 스포츠에서는 그게 더 극명하게 드러났고요. 우선 선수로서 직접 올림픽을 경험해본 두 분께 여쭤볼게요. 두 분은 개인의 자아실현과 국가를 위한 헌신, 둘 중 어느 것에 더 큰 의미를 두었나요?

김택수 탁구를 시작했을 때 저만의 꿈은 분명히 있었어요. 그런데 그 꿈은 나의 꿈이었지 국가의 꿈은 아니었죠.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국가를 위해서 운동하고 메달을 따야 한다는 말들이 많았어요. 정치적으로 엄혹한 시대였으니까요. 하지만 저를 포함해 어느 누구도 국가를 위해 뛴 건 아니었습니다. 내가 잘하다 보니 태극기를 달고 국가대항전을 나갔고, 운도 작용해 메달을 얻은 것뿐이에요. 물론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체벌이 있었어요. 그렇다고 탁구를 억지로 한 건 아니에요. 체벌이 싫었다면 그 꿈은 언제든 포기할 수도 있었어요. 저는 그저 탁구로 세계 최정상에 오르고 싶다는 꿈으로 시작한 거예요.

김미정 올림픽에 꼭 나가고 싶다는 이유로 선수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저도 운동이 좋아서 시작했어요. 국가를 위해서 경기했던 건 아닙니다.

사회자 개인적인 동기가 더 중요했다는 말씀이군요. 선수들 말고 올림픽을 미디어를 통해 접했던 국민들은 어떨까요?

유상건 저에게 가장 인상에 남는 올림픽은 역시 1988년 서울올림픽입니다. 당시 저는 대학생이었어요. 그땐 올림픽이 독재 정권의 이익에 복무하는 스포츠 이벤트란 비판 때문에 대학생들의 집단 거부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의식적으로 저도 잘 즐기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렸음에도 불구하고요. 당시 대학생들은 올림픽을 ‘당신들의 축제’로 생각했어요.

김용희 아 그런가요? 지금 20대는 정치적 맥락과 결부된 올림픽을 겪진 못했어요. 저희들에게 올림픽은 그저 때가 되면 보는 티브이(TV) 프로그램같이 느껴집니다. 방송 채널이 다양해지기 전인 10년 전만 해도 올림픽이 시작되면 채널 선택권도 확 줄어들었으니까요. 올림픽을 안 보면 다른 사람과 대화도 어려워지니까 자연스럽게 보게 됐죠.

김상열 지도자에게는 ‘꿈의 실현’ ‘준비의 평가와 완성’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예술가가 작품을 올리기 위해 여러 해 애써온 것을 발표하는 것처럼 기술과 전략, 전술, 관리, 운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정체를 선보이는 것이죠. 선수들은 미래를 보장받는 과정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우리 사회가 너무 자본주의적이고 경제적인 것을 따지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메달 정말 중요한가?

사회자 올림픽을 국가적 차원의 스포츠로 인식하는 것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이야기네요. 지금은 메달이 꼭 중요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시민의식의 성장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까요? 메달의 중요성이 서서히 줄어든다고 볼 수 있나요?

김택수 시대가 많이 변하긴 했어요. 이젠 스포츠를 단순히 관람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하는 걸 더 즐기는 시대니까요. 국민들의 스포츠에 대한 이해도도 그만큼 높아진 거죠. 예전엔 메달을 못 따면 비난했지만 이젠 그런 경향이 많이 줄긴 했습니다. 물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는 선수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여전하지만요(웃음).

김미정 최근에 생활체육이 발전하면서 메달의 중요성이 서서히 줄어든다는 말들이 있는데요.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엘리트체육이 발달해야 생활체육이 따르는 구조예요. 런던올림픽에서 펜싱 메달이 나오니까 펜싱 클럽 붐이 일었어요. 자연스럽게 생활체육의 기반이 넓어지는 거죠. 메달은 선수 개인에게도 영광이지만, 미래 유망주를 키운다든지 혹은 생활체육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든지 하는 면에서도 여전히 중요해요.

김상열 왜 선진국들이 메달 경쟁에서 앞서 나가려고 하는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결과적으로 국력과 비슷하게 나타나는데, 수준이라는 것이 있어요. 그 수준에 따라 스포츠 산업 및 의학이 더불어 발전합니다. 스포츠는 우리 삶의 일부이고, 우리 사회의 한 분야입니다. 소프트웨어에 개발 전문가가 있듯이 스포츠에도 전문가가 있죠. 메달은 개인의 것이기도 하지만 한 사회의 역량이기도 합니다. 케이팝이나 드라마에서 수출이 이뤄지는 것도 한 분야에서 기술 축적이 있었기에 가능하죠. 같은 맥락으로 메달을 따는 사람한테는 뒷받침을 해줘야 합니다. 여기 나와 계신 김미정, 김택수 선수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이 있거든요.

유상건 미국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본인이 다니는 학교의 운동부가 이기면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해요. 이기는 것은 좋은 거라는 거죠. 넓은 의미로 같은 국적 선수가 메달을 따면 좋은 거죠. 그들이 우리에게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기 힘든 즐거움, 자랑, 웃음을 주잖아요. 감동을 받아 인생이 변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그러나 메달은 노력과 성취의 상징일 뿐이지 그것이 한 선수를 총체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의 분투에도 똑같이 박수치고 격려하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메달을 따지 못하는 종목은 태릉에서부터 훈련일수를 제한받고, 학교에서는 팀 해체 얘기가 나오는 한국적 현실도 선수나 지도자가 메달에 목매는 이유입니다.

올림픽 감상법도 달라져야

사회자 올림픽 경기장에서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따고 우는 선수는 한국 선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선수뿐만 아니라 스포츠 팬들도 올림픽을 메달의 개수로만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야 할 것 같은데요.

김택수 예를 들어 한국 탁구는 구기 종목들 중에는 드물게 지금 4강에 오르고 있어요. 그런데 참가국도 140개국에 이르는 세계선수권에서 4강에 오르면 귀국할 때 고개 숙이고 들어와야 해요. 우리 국민들에게 탁구는 당연히 금메달을 따야 하는 종목이 돼버린 거죠. 미디어가 메달 따는 선수들 위주로 취재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미디어에서 선수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는 만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상은 메달을 따지 못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니까요. 그런 선수들이 미안해하기보다 자랑스럽게 뛸 수 있도록 해줘야 해요.

김미정 선수들은 올림픽이 가져다주는 부수적 효과를 생각하지 않을 순 없을 거예요. 올림픽 메달 이후에도 삶은 계속되니까요.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있어요. 사람들은 금메달을 따면 돌아와서 뭔가 대단한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저는 대학에 유도학과가 있어서 교수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더 많아요. 사실 올림픽 몇관왕 한다 해도 연금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제가 선수 시절에 태릉선수촌으로 가는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돈방석에 앉아서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거 보고 너무 놀랐어요. 대표선수들 내막을 보면 빛 좋은 개살구거든요. 넉넉한 사람이 1%도 안 될 거예요.

김용희 어느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 연금을 얼마 받는다는 기사가 곧잘 뜨는데 독자들은 자연히 거기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어요. 돈 문제니까요. 또 사람들은 메달리스트들이 연금을 받으니 은퇴해도 공무원처럼 살 수 있다는 점도 부러워하는 것 같아요. 실상은 다른데요.

김상열 종목별 차이도 크잖아요.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 1개와 김미정 선수의 금메달 1개에 사람들은 다른 가치를 부여해요. 피겨도 유도도 모두 비인기 종목 아닌가요? 메달에 대한 가치를 동등하게 인정할 수 있어야 해요. 일부 프로 종목 선수가 얼마에 계약했는가 하는 게 미디어한테 그렇게 중요한 기사인가요? 정말 국민이 알아야 할 것이 그것밖에 없는지 의문입니다.

자연스럽게 미디어에 대한 비판으로 대화가 옮겨갔다. 메달 획득이나 색깔과 상관없이 미디어가 좀더 진지하고 본질적인 시각으로 스포츠에 접근해야 시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참가자들은 올림픽을 보도하는 미디어의 관성적 태도가 한국 스포츠의 발전을 더디게 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청소부 아줌마도 올림픽 구성원

김상열 태릉선수촌에서 가장 인기 없는 신문이 뭔지 아세요? 스포츠신문입니다. 아이러니죠. 예전엔 지도자들이 다 신청해서 보는데 요즘은 아니에요. 1면은 항상 축구, 야구 이야긴데 정작 태릉선수촌에 야구나 축구 선수는 없어요.(웃음)

김용희 올림픽 보도뿐만 아니라 프로야구도 유명 선수가 몇억을 받았다고 하면서 돈에만 집중해요. 그리고 돈에 걸맞은 활약을 못하면 희화화하면서 깎아내리기 바쁘죠. 그런데 전 돈보다 그 선수가 왜 그만한 활약을 못하는지를 깊이있게 분석해주는 게 더 의미있다고 봐요.

김택수 탁구만 봐도 그래요. 각 언론사도 비용 절감이라고 해서 요즘 탁구 현장에 예전만큼 기자들이 오지 않아요. 과거에는 현장에 와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고 상세하게 썼는데 말이죠. 지금은 결과만 보고 씁니다. 이번에 저도 올림픽 해설을 하지만, 방송도 메달이 나올 것 같은 곳만 가서 현장 중계를 하잖아요.

유상건 미디어 환경이 갈수록 어려운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다른 식의 접근은 필요합니다. 최근에 감동적인 기사를 외신에서 접했는데 그건 스타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다룬 게 아니었어요.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을 정리하는 청소부 아주머니에 대한 르포였죠. 이렇게 주변적인 인물들도 주인공이 될 수 있어요. 그들도 스포츠, 더 나아가 올림픽 구성원이잖아요?

사회자 독자나 시청자 입장에서는 스타 중심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기사를 소비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고 있나요?

김용희 확실히 예전과는 달라졌어요. 이젠 온라인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상위 기사들만큼이나 스크롤을 내렸을 때 아래에 있는 기사들에도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요. 댓글들 보면 동메달도 정말 대단하다는 평도 많이 나오고요.

생활체육 기반이 올림픽 성적 좌우

사회자 외국엔 올림픽 선수가 나중에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앞으로 우리나라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요?

김상열 핸드볼을 예로 들어보죠. ‘우생순’까지 나오는데 핸드볼에 대한 관심은 왜 점점 떨어질까요? 핸드볼은 갈수록 선수가 부족해지고 있어요. 요즘 운동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이 비인기 종목들은 다 안 하려고 해요. 저도 손주들 골프나 축구, 야구 시킬 거예요.(웃음) 모든 종목에서 생활체육을 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돼야 합니다. 우린 불행히도 자신이 다닌 학교에 어떤 종목의 운동부가 있는지가 그 선수의 인생을 좌우하고 있어요. 외국은 생활체육에서부터 모든 종목마다 클럽이 있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직접 선택합니다. 우리는 그런 기반이 안 된 상태에서 비인기 종목의 실력 저하를 탓하고 있는 거죠. 엘리트체육이 생활체육과 함께 가야 합니다. 그게 한국의 올림픽 성적을 좌우할 겁니다.

김미정 올림픽은 여전히 스포츠의 꽃입니다. 이 각박한 세상에서 올림픽에 기뻐하면서 일반인들은 꿈도 꾸고 대리만족도 느껴요. 그런데 지도자들에 대한 처우는 여전히 열악합니다. 태릉에서조차 퇴직금 안 주려고 훈련을 일수로 계산하니 지도자는 1년에 7개월, 8개월만 월급받고 퇴직금도 없어요. 그런 점이 개선됐으면 해요.

김택수 지금 대한민국 스포츠 자체가 위기인 것 같아요. 메달 따는 게 문제가 아니란 거죠. 참가에 의의를 둘 수 있는 종목이 많아져야 합니다. 앞으로 시대가 더 그럴 것 같고요. 국내 경기력이 많이 무너져 있는데 외국 나가서 메달 딴다고 큰 의미 없습니다. 탁구가 과거엔 올림픽에서 주요 관심 종목이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그럼 이게 미디어의 잘못인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탁구인들이 잘못한 거죠. 지금이라도 삶의 현장에서 탁구를 즐길 수 있도록 풀뿌리 환경 조성을 위해 경기인들이 더 뛰어야 해요.

김용희 이젠 메달, 메달 하진 않아요. 올림픽 출전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과거에 잘했던 종목에서 메달을 못 땄을 때의 비판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건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유상건 먹고살기 위해, 국위선양을 위해 올림픽에 나가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오히려 건강한 우리의 일상이 올림픽보다 더 중요하죠. 체육인이나 정부도 올림픽을 목표로 바라보기보다는 스포츠 복지 차원에서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계기나 자극으로 바라봤으면 합니다.

사회·정리 김창금 권승록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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