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28)이 인종 차별에 대한 항의로 국가인 ‘성조기여 영원하라’ 제창 행사 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외신은 “지난 금요일 밤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그린베이 패커스의 프리시즌 경기 국가 제창 때 캐퍼닉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캐퍼닉은 인종 억압에 대한 표시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고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캐퍼닉은 엔에프엘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흑인이나 유색인을 억압하는 나라의 국기에 나의 자긍심을 보여주기 위해 일어나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풋볼보다 더 큰 것이다. 외면하는 것은 나한테는 이기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 인종 문제나 경찰의 행위에 대한 국민적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들을 정리했고, 애리조나의 십대들이 학교 당국에 의해 ‘흑인들의 삶도 중요하다’고 쓰인 티셔츠를 벗도록 강요당한 이야기 등을 실었다.
혼혈인 캐퍼닉은 자신을 입양해 키운 백인 부모와 상의를 한 뒤 좀더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단에는 이런 계획을 알리지 않았다. 그는 “나는 승인을 구하는 것이 아니다. 억압받는 사람을 위해 일어나야만 한다. 그들이 내게 풋볼을 빼앗거나 후원사를 빼앗아 간다 해도, 나는 올바른 것을 위해 일어섰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
포티나이너스 구단은 성명을 내고, “미국의 원칙인 종교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입장에서, 구단의 국가 (제창) 행사 때 개인이 참여하거나 거부하는 것 역시 개인의 권리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미국프로풋볼 사무국도 “선수들이 국가 행사 때 일어나는 것은 권장 사항일 뿐 의무는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존중심의 부족”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캐퍼닉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지는 않았다. 이날 경기는 그린베이가 21-10으로 이겼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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