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성이 9일 새벽(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수영장에서 열린 리우패럴림픽 S4 남자 100m 자유형에서 1분23초36으로 우승한 뒤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기뻐하고 있다. 조기성은 한국에 리우패럴림픽 첫 금메달을 안겼다. 리우데자네이루/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조기성(21)이 한국 장애인 수영 사상 처음으로 패럴림픽 자유형 금메달을 획득했다.
조기성은 9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리우패럴림픽 남자 자유형 100m(장애등급 S4)에서 1분26초82 기록으로 우승했다. 5번 레인에서 출발한 조기성은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나가 50m 반환 지점에서는 2위 선수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등 여유있게 레이스를 펼쳤다. 조기성은 경기 뒤 공식 인터뷰에서 “정말 해낼 수 있을지 기대하지 못했지만 꿈을 이뤘다”며 “오직 첫 번째 종목에만 집중해왔는데 이제 우승을 했으나 가벼운 마음으로 나머지 종목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성은 자유형 200m와 50m에도 출전해 다관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천적 뇌병변 장애를 가진 조기성은 2008년 재활을 위해 수영을 시작했다. 다리를 못 쓰면서 물이 무서웠지만 누군가 수영을 하면 걸을 수 있다는 말에 귀가 번쩍 띄었다. 물은 곧 그의 놀이터가 됐고 대인기피증이 있던 그에게 세상과 연결해주는 통로가 됐다. 조기성은 2009년 수원시장배 장애인수영대회 자유형 5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꿈과 자신감을 찾았다. 그는 “그 대회 이전까지는 꿈이 없었는데 메달을 처음 딴 뒤 삶의 목표와 목적이 생겼다”고 말했다.
조기성은 소년체전과 전국체전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렸고 2013년 쿠알라룸푸르 아시아 청소년 장애인수영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따냈다. 첫 성인 국제대회인 2014 인천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2015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자유형 100m와 200m에서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세계 정상으로 발돋움했다. 리우패럴림픽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기도 한 조기성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가장 기뻐하실 것 같다. 세상 밖으로 나를 이끌어준 많은 분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또 지적장애인이 참가하는 장애등급 S14 남자 100m 배영에서 이인국(21)이 대회 기록(1분00초81)우승하면서 수영에서만 금메달 2개를 획득했다. 이인국은 이날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2012 런던패럴림픽에서의 아픔을 달랬다. 2012년 당시 메달 유망주였던 이인국은 잠시 한눈을 팔다가 20분 전 경기장에 도착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겨 실격을 당했다.
한국은 또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에서 김수완이 동메달을 획득해 금 2개, 동 1개를 기록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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