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선수들이 3일 청주시 서원구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청주 KOVO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 케이비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이겨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한국전력이 프로배구 출범 이후 첫 우승을 일궜다.
한국전력은 3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6 한국배구연맹(KOVO)컵 남자부 결승에서 케이비(KB)손해보험을 세트점수 3-1(25:20/18:25/25:19/25:21)로 꺾고 한국배구연맹이 주관하는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1945년 창단돼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배구단인 한국전력은 아마추어 시절과 전국체전 등에서 우승했지만 V리그와 코보컵에서는 인연이 없었다.
한국전력은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세터 강민웅(전 대한항공)과 센터 윤봉우(전 현대캐피탈), 외국인선수 바로티 등이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고, 지난 시즌 부상으로 부진을 보였던 전광인이 돌아오면서 탄탄한 팀워크로 첫 우승을 낚았다.
한국전력은 세트점수 1-1로 맞선 3세트에서 앞서던 경기를 17-17로 동점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케이비손해보험의 범실에 이어 윤봉우의 블로킹과 서재덕의 오픈공격이 성공하며 순식간에 20-17로 점수 차를 벌려 승기를 잡았다. 한국전력은 4세트에서도 다양한 공격 루트로 케이비손보의 추격을 따돌렸다. 17-16에서 바로티는 후위 공격을 성공했고, 윤봉우가 김요한의 공격을 막아 득점을 올렸다. 한국전력은 계속해서 서재덕과 전광인마저 잇따라 공격에 성공하면서 승리를 마무리 지었다.
이번 시즌 재활에 성공해 경기마다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전광인은 남자부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전광인은 “저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에게 의미 있는 대회였는데 우승을 해서 기쁘다”며 “우리를 우승후보라고 하니 거기에 걸맞은 팀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첫 경기를 치른 뒤 생각해보니 컨디션이 너무 좋아 힘만 쓰려 한 것 같다”며 “힘을 빼고 강약을 조절해서 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 역시 “우리 팀이 선수층이 얇지만 어느 팀을 상대로 해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감독 4년차인데 올해가 가장 선수들 간의 역할분담이 잘 이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자부에서는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이 케이지시(KGC)인삼공사의 돌풍을 잠재우고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기업은행은 여자부 결승에서 인삼공사를 3-0(25:21/25:19/25:17)으로 꺾고 전승으로 우승컵을 안았다. 반면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킨 인삼공사는 기업은행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몸 상태가 안 좋은 선수가 있어서 우승은 생각하지 못했는데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며 “새 외국인선수 리쉘(184㎝)이 공격이 떨어지지만 발이 빠르고 수비력도 갖췄다. 이제 빠르고 섬세한 배구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보컵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서남원 인삼공사 감독은 “선수들이 대회에 들어오면서 연습경기 때와는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인삼공사가 어느 팀과 해도 만만치 않은 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청주/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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