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인천광역시청)이 11일 오전 충남 아산 배미수영장에서 열린 97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일반부 400m 자유형 경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기뻐하고 있다.아산/연합뉴스
박태환(27·인천시청)이 리우올림픽의 부진을 씻고 새 출발을 선언했다.
박태환은 11일 충남 아산시 배미수영장에 열린 제97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 일반부 자유형 400m에서 3분43초68로 대회 신기록을 작성하며 우승했다. 2위인 장상진(국군체육부대·3분53초24)보다 무려 10초 가까이 빨랐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당시의 기록(3분41초53)에는 못 미쳤지만, 2013년 전국체전에서 자신이 세웠던 대회기록(3분46초71)을 3초 이상 앞당겼다. 리우올림픽에서 남자 자유형 400m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박태환은 전날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에서는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1분44초80·2010년)에 근접하는 1분45초01로 우승했다. 리우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작성한 자신의 기록보다 3초 이상 단축했다. 올림픽 당시 이 기록이 나왔다면 박태환은 이 부문 은메달을 딸 수 있었다.
박태환은 “리우올림픽 이후 기간이 짧아 올림픽을 준비할 때보다 훈련량은 부족했다”며 “아무래도 부담이 적었던 것이 좋은 기록이 나온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우올림픽 때는 두 어깨에 짊어진 부담감이 제일 컸다”며 “전국체전에서는 그걸 만회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전국체전에서의 기록으로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그동안 수영 자체에 대한 생각은 없었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 많이 생각했고 수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그 일을 깨끗이 씻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돌아보면서 “이번에 조금이나마 보여줘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세계 무대에서 다시 웃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를 경쟁보다는 기록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어떤 선수를 이기는 게 목적이 아니다. 어제 전성기 때 기록에 조금이라도 다가섰기 때문에 이제는 기록 경신도 가능할 것 같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아산/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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