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가 트레이드 선수들의 활약 등에 힘입어 더욱 순위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왼쪽부터 현대캐피탈 신영석, 한국전력 윤봉우, KB손해보험 이선규. 사진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남자부가 트라이아웃을 시행하면서 조연에 머물던 국내 선수들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외국인선수들의 연봉이 낮아지면서 전력이 하향 평준화됐고, 이에 외국인선수들 간의 변별력도 떨어지면서 국내 선수들간 활발한 트레이드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캐피탈에서 한국전력으로 트레이드 된 윤봉우는 지난해와 전혀 다른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플레잉코치였던 2015~2016 시즌에는 28경기 51세트를 뛰며 28득점(공격성공률 43.24%)에 그쳤다면 2016~2017시즌에는 4경기에서 벌써 17세트를 소화했고, 39득점(공격성공률 55.56%)을 올렸다. 34살 윤봉우의 기량이 급성장했다기보다는 그의 팀내 비중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윤봉우 또한 선수로서 미련이 남았던 터라 비시즌 동안 누구보다도 열심히 땀을 흘렸다.
베테랑 센터 이선규는 삼성화재에서 케이비(KB)손해보험으로 옮기며 남자부 순위 혼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선규는 지난달 27일 오케이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가로막기 11개로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을 세웠고, 30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도 중앙을 굳건히 지키면서 팀의 시즌 첫승에 힘을 보탰다. 케이비손보는 이선규(199㎝)를 중심으로 우드리스(210㎝) 김요한(200㎝) 이강원(198㎝) 등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벽을 구축하고 있다. 이선규는 올시즌 가로막기 부문에서 전체 1위를 기록중이다.
센터 신영석도 현대캐피탈 ‘스피드 배구’의 한축울 담당하고 있다. 신영석은 2009년부터 우리카드 소속이었으나 2014시즌을 끝낸 뒤 현대캐파탈로 현금 트레이드됐다. 트레이드 당시 신영석은 군복무 중이어서 이번 시즌이 이적 이후 첫 시즌이다. 신영석은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FA) 자격을 획득했으나 팀에 잔류했다. 줄곧 센터로 활약해온 신영석은 현대캐피탈에서는 센터는 물론 레프트도 담당하는 등 최태웅 감독의 ‘업템포 2.0 배구’에서 중요한 한 축이다.
올시즌 우승 후보로 꼽히는 대한항공도 최근 전력보강을 위해 현대캐피탈과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지난달 28일 현대캐피탈의 센터 진성태를 받아들이고, 올해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신인 허수봉(경북사대부고3)을 내줬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허수봉은 성장 가능성이 커 내주기 아까운 선수지만 센터 포지션을 두텁게 보강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활발한 트레이드와 함께 큰 변화를 겪고 있는 남자배구는 디펜딩 챔피언 오케이(OK)저축은행이 초반 하위권에 머무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혼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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