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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팀의 보석 고르기, 전력 평준화의 시작

등록 2016-11-16 18:31수정 2016-11-16 21:10

[스포츠통] 신인 드래프트
4대 스포츠 중 축구만 작년 폐지
대부분 하위팀 배려 원칙 적용해
지명률 야구 10%·농구 60%대
선수들의 선택권 제약은 한계
박지수(왼쪽)가 지난 10월17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7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케이비(KB)스타즈에 지명된 뒤 안덕수 감독으로부터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수(왼쪽)가 지난 10월17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7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케이비(KB)스타즈에 지명된 뒤 안덕수 감독으로부터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단체 구기종목들은 대부분 신인 드래프트를 시행한다. 치열한 순위다툼으로 팬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팀 간 전력 평준화가 필수다. 늘 뻔한 결과를 궁금해하는 팬들은 없다. 자유경쟁에 따른 신인 몸값 상승의 부담도 덜겠다는 의도 또한 깔려 있다. 개인의 선택의 자유를 제한함에도 메이저리그(MLB)나 미국프로농구(NBA) 등 프로 종목들이 드래프트를 시행하고 있는 이유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는 프로야구(KBO), 프로배구(KOVO), 프로농구(KBL), 여자프로농구(WKBL) 등이 신인 드래프트를 시행하고 있다. 실업리그인 핸드볼은 여자부가 5년째 드래프트를 시행 중이고 남자부는 내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반면 프로축구는 2006년부터 시행한 드래프트를 지난해 10년 만에 폐지하고 자유계약제도를 재도입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원치 않은 팀에 지명될 경우 해외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많이 발생했다”며 “유소년 클럽에서 올라오는 선수들이 많아져 드래프트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위팀 배려의 원칙 드래프트를 시행하는 종목들은 대동소이하게 하위팀에 어느 정도 우선권을 준다. 하지만 방식은 다소 다르다. 프로야구와 핸드볼이 1라운드에서 전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지명하는 반면, 프로배구와 프로농구의 경우에는 1순위를 확정하지 않고 확률로 차등을 두었다. 프로배구 남자부의 경우 7개 팀 중 하위 3개 팀이 각각 50%(7위), 35%(6위), 15%(5위)의 확률로 1지명 추첨을 하고 4~7순위는 성적의 역순으로 선수를 지명한다. 프로농구는 우승팀과 준우승팀을 제외한 8개 팀이 동일 확률(12.5%)로 1~4순위까지 추첨을 하고 나머지 4개 팀은 상위팀부터 10%, 20%, 30%, 40%의 확률을 부여해 5~8순위를 정했다. 여자부 역시 확률 추첨이다. 신인 대어를 1순위로 잡기 위해 고의로 꼴찌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앴다. 하지만 확률 뽑기는 올해 프로농구처럼 지난해 정규리그 2위 팀(울산 모비스)이 전체 1순위로 최고 유망주(이종현)를 뽑는 일도 가끔 벌어진다.

진입장벽 제일 높은 프로야구 프로야구는 2017 신인 드래프트에서 모두 938명이 지원해 110명을 선발했다. 1차 지명에서 10개 구단이 지역 연고자 1명씩을 우선지명했고, 전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2차 지명에서 100명을 뽑았다. 고교 졸업생 692명과 대학 233명, 기타 13명이 지원해 전체 12%만이 프로에 입문했다. 1군 평균연봉(2억1620만원)과 개인 최고연봉(16억원)에서는 가장 높았지만 가장 좁은 진입문이기도 하다. 프로배구는 남자부 57%(21명), 여자부 50%(17명)가 프로 무대에 진입했고, 남자프로농구 68%(26명), 여자프로농구 58%(15명), 여자핸드볼 아마추어 선수의 67%(16명)가 자신의 소속팀을 찾았다. 일부 종목은 지원자가 줄면서 갈수록 진입 문턱이 낮아져 구단 입장에서는 즐겁지 않다. 프로축구의 경우에는 마지막 드래프트를 시행했던 2015년 526명의 지원자 중 113명(자유선발 29명 포함)을 지명해 전체 21%만이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농구·배구 남자부는 대졸 우위 여전 농구와 배구 남자부는 신인 대부분이 대졸 선수다. 남자배구는 37명의 지원자 중 1명만이 고졸 선수였고 남자농구 역시 대졸 선수 위주다. 반면 여자배구는 지원자 32명 모두 고졸 예정자였고, 여자농구는 지원자 26명 중 12명이 고교생이었다. 이는 대학팀의 유무와도 관련이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2군 리그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 주전으로 발탁될 가능성이 적은 고졸 신인의 경우 몇 년 동안 벤치만 지키며 실전 경험을 쌓지 못할 수도 있다. 2군 리그가 활성화된 축구와 야구의 경우에는 대학팀의 유무에 관계없이 갈수록 고졸 신인이 늘어나는 추세다. 프로야구는 2차 지명에 나선 900여명 중 대졸 선수는 23%에 불과했고, 1라운드에서 대졸 선수는 단 한명도 호명되지 않았다.

신인 드래프트 시행으로 선수들의 선택권이 줄어들면서 마찰을 빚기도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까지 메이저리그 진출 바람이 불었지만 최근에는 거의 없다”며 “실패 사례가 늘어나면서 강정호, 박병호처럼 국내에서 검증받은 뒤 진출하려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인 드래프트를 거부했을 경우 받는 국내 선수들의 불이익은 여전히 미국 등에 비해 가혹한 편이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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