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세터 강민웅의 활약 등을 앞세워 대한항공의 연승행진을 가로막았다.
한국전력은 2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엔에이치(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점수 3-1(25:23/25:20/24:26/25:15)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한국전력은 이로써 7승3패(승점 19)를 기록해 1위 대한항공(7승2패·승점 20)과의 승차를 1 차이로 좁혔다. 한국전력은 대한항공보다 높이와 수비에서 앞섰다. 팀 블로킹 11개로 7개에 그친 대한항공을 눌렀다.
대한항공과의 역대 전적에서 11승61패로 절대적 열세를 보였던 한국전력은 1세트에서 놀라운 집중력으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승점 3의 발판을 마련했다. 1세트 초반만 해도 불안한 리시브 등으로 4~5점 차로 밀렸고, 중반에는 5~6점 차로 점수차가 벌어지면서 한국전력은 또다시 연승행진의 제물이 되는 듯했으나 후반 대반전을 이뤘다. 싱거워 보이던 경기는 13-19에서 한국전력이 4연속 득점하며 17-19까지 따라붙자 급격히 흐름이 바뀌었다. 대한항공이 작전타임 이후 가스파리니의 잇따른 백어택 성공 등으로 달아나자 한국전력은 바로티의 백어택과 전광인의 오픈공격 등으로 맞섰다. 22-22로 기어코 동점을 이룬 한국전력은 대한항공의 서브 범실에 이어 세터 강민웅이 가스파리니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강민웅은 결정적인 순간 가스파리니의 퀵오픈을 두차례나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의 일등공신이었다.
1세트의 역전승으로 기세가 오른 한국전력은 2세트에서는 한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채 초반 우세를 지켜냈다. 리시브는 탄탄해졌고 블로킹은 촘촘해졌다. 전광인·윤봉우·방신봉 등이 블로킹 득점에 가세했다. 3세트를 대한항공에 내준 한국전력은 4세트에서는 초반부터 밀어붙여 25-15로 쉽게 승부를 결정지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선수들이 첫 세트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줘서 고맙다. 역전으로 잡아내며 우리에게 흐름이 왔다”며 “선수들이 모두 똘똘 뭉쳐서 한 번 해보자고 하는 마음가짐이 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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