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
문체부의 ‘미운털’ 관련 해명도
에이전시 “미운털 있다면 후보 때부터”
김연아가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6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헌액패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피겨여왕’ 김연아(26)가 최근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김연아는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6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참석한 뒤 인터뷰에서 “그동안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당했다는 느낌은 없었고, 보도를 통해 알기 전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며 “최근 일이 부풀려지는 상황에 대해서 걱정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연아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김연아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발언이 알려지면서 정부와 문체부 등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다. 김연아는 지난 2014년 최순실씨의 측근 차은택씨가 만든 늘품체조 시연회에 문체부 등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참석하지 않았고, 2015년 광복절 행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손을 뿌리치는 듯한 동영상이 돌면서 ‘미운털’ 관련 소문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김연아는 광복절 행사에 대해 “당시 무대에 올라간 자리가 원래 제자리가 아니었다”며 “생방송이다 보니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그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제가 아무리 버릇이 없어도 어른 손을 뿌리치지는 않는다”며 “영상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손을 뿌리치지는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늘품체조 시연회 불참과 관련해서는 “그런 행사가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대답했다.
김연아의 에이전시인 올댓스포츠 구동회 대표는 “김연아가 2018 평창겨울올림픽 홍보대사가 된 이후 평창올림픽과 동계스포츠, 국제올림픽위원회, 스폰서 관련행사 등만 참석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당시 행사 참석 제의가 하루에도 4~5건씩 들어오는 상황이었고, 늘품제초 시연회도 제가 알아서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다른 일정이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더라도 김연아와 어울리지 않아 참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 대표는 미운털이 박혔다는 소문과 관련해서도 “소문을 통해 들었을 뿐 딱히 불이익을 당했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구 대표는 다만 “미운털이 박혔다면 새누리당 대선후보 시절부터일 것”이라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캠프로부터 토론회 초청을 받았지만 김연아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스포츠 스타가 행사에 참석할 임무도 있지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자신에게 맞지 않는 행사는 거절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연아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아 정부 행사에도 수차레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김연아는 이날 스포츠 영웅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면서 9번째 스포츠 전설로 공인받았다. 동계종목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이다. 김연아는 “많이 어리고 턱없이 부족한데도 이런 영예로운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값진 삶을 살라는 격려와 응원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평창겨울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홍보대사와 집행위원의 역할도 충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