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가 23일 방한해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38)가 23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왔다.
파키아오는 이날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족과 휴가를 보내려고 한국에 왔다”며 “한국은 정말 추운 것 같다. 가족과 함께 눈을 봤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키아오는 세계적인 복서가 된 비결에 대해 “나 자신을 잘 다스릴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많은 노력을 했고, 철저한 자기관리가 내가 가진 자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배우 김보성의 종합격투기 데뷔전 영상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보성이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자선경기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 방문 일정에 김보성과의 만남도 추가했다. 파키아오는 이날 아이들과 함께 가수 싸이의 공연에 초청됐으며, 24일과 25일에는 팬사인회와 자선바자회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파키아오는 아마추어 시절 60승4패의 성적으로 1995년 프로에 입문했으며, 프로에서도 통산 59승6패2무를 달성했다. 플라이급(52㎏급)부터 슈퍼웰터급(70㎏)까지 8체급을 석권해 프로복싱 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2010년과 2013년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올해 5월에는 상원의원으로 선출됐다.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즈를 잡고 있다. 연합뉴스
파키아오는 지난해 5월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9·미국)와의 ‘세기의 대결’에서 판정패한 뒤 은퇴를 선언했으나 복귀해 또다시 연승행진을 벌이고 있다. 파키아오는 “만약 재대결이 성사된다면 싸우고 싶다”며 “현재로서는 내가 소화해야 할 일정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파키아오는 은퇴를 번복한 이유에 대해 “복싱이 없으니 너무 쓸쓸했다”며 “여전히 싸울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고 그만두기에는 너무 젊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나 더 복싱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지는 못한다”며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 프로복서들과 교류하고 내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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