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유관순체육관 앞에 설치한 스카이돔에서 어린이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제공
프로배구는 V리그 한 시즌 홈 경기는 최대 18차례에 불과하다. 전용 배구경기장이 없어 한계는 있지만 차별화된 서비스로 팬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아직까지 경기장 팬서비스는 남자팀이 중심이지만, 다음 시즌부터 여자부 일정이 독립되면서 여자팀도 활발한 팬서비스가 예상된다.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홈구장으로 하는 현대캐피탈은 일찌감치 다양한 팬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통상 체육관의 가장 상석에 마련되는 임원 및 관계자석을 없애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최고급 좌석을 마련했다. 가격은 좀더 비싸지만 가장 관람하기 좋은 위치에서 성인 4명이 누워서 경기를 볼 수 있다. 김밥과 샌드위치 등 식사도 제공한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부터 어린이 팬들을 위해 경기장 외부에 스카이돔도 마련했다. 밖에서도 훤히 비치는 돔 안에서 어린이들이 공놀이하고 배구도 배울 수 있다. V리그가 치러지는 추운 겨울에도 아이들이 충분히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화재는 대전 충무체육관에 다양한 지정석을 마련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형 경기장이어서 코트 좌우가 관중석으로부터 너무 멀어 리모델링을 통해 직선으로 응원석을 마련했다. 대학생 등 서포터들이 많아 찾는 이곳에서는 주로 서서 응원이 이뤄진다. 가장 인기 있는 좌석은 선수들과 가장 가까운 애니카랜드이다. 후보 선수들의 웜업존과 거리가 1m도 안돼 선수들을 지켜보고 사진찍기 좋은 명당으로 통한다. 경기장 안에 시시티브이(CCTV)가 설치된 유아놀이방도 부모들에게 인기다. 경기를 관람하면서 모바일 앱을 통해 수시로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의 수원체육관에서는 커플석과 함께 하이파이브석이 호응이 좋다. 선수들이 입장하는 코트 뒤쪽으로 8좌석을 배치해 선수들이 코트에 들어서면서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안산 상록수체육관의 최고급석인 위-안산(WE ANSAN)석에서는 음료는 물론 저녁도 제공한다. 홈팀인 오케이(OK)저축은행이 이기면 선수들이 펼치는 댄스타임도 즐길 수 있다.
장충체육관을 사용하는 우리카드는 경기장 밖 서비스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장충체육관의 경우 배구뿐 아니라 각종 문화행사로 수많은 단체가 이용해 관람석 등을 개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비버스’를 마련해 30명 이상의 팬들에게 교통편을 제공하고 경기 뒤에는 선수들과 허그(껴안기)타임도 준비했다. 우리카드는 공항철도나 고속철도 등에 우리카드의 주요 경기를 제공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팬들과의 스킨십을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 여자팀에서는 대전충무체육관을 이용하는 케이지(KG)인삼공사는 경기가 끝난 뒤 늘 선수 3명을 뽑아 팬사인회를 마련하고 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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