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일본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선수단 숙소로 정해진 아파(APA)호텔에서 다른 호텔로 옮겨달라고 대회 조직위에 요청했다.
대한체육회는 1일 “지난 31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숙소 교체를 요청하는 공문을 세차례 발송했다”며 “현재 조직위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아파호텔은 극우 성향인 모토야 도시오가 최고경영자로 있는 일본내 호텔 체인으로, 객실에 위안부 강제동원과 난징 대학살을 부정하는 내용이 담긴 책자를 비치해 한국과 중국 등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받아왔다. 이곳에는 한국선수단 190여명이 숙박할 예정이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하순 조직위에 해당 책자를 치워달라는 공문을 보내 조직위로부터 책자를 치우겠다는 답변을 받았으나 이번에 아예 숙소 교체를 요구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헌장 제36조 부칙에는 “어떠한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도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대회 관련 장소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체육회 관계자는 “처음에는 책자를 치워달라는 요청을 했으나 선수들이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숙소를 교체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해 추가 조처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쪽에서도 아시안게임 선수단의 숙소를 옮겨달라고 조직위에 요청한 상태로 전해졌다.
체육회 관계자는 “조직위에 여러 차례 공문을 보내는 등 압박하고 있는 상태”라며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이 19일 개막되는 등 시간이 많지 않아 긍정적인 회신을 받을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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