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세터 강민웅이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강민웅은 이날 등록되지 않은 소매없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해 부정선수로 퇴장당했다. 연합뉴스
한 선수의 등록되지 않은 유니폼 때문에 프로배구가 20여분간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전력의 주전세터 강민웅(32)은 14일 인천 계약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감색 계열의 원정 유니폼 대신 붉은 색의 홈 유니폼을 가져오는 실수를 했다. 한국전력은 일단 백업세터 황원선(22)을 스타팅으로 내세운 뒤 대한항공에 1-4로 뒤진 상황에서 강민웅을 투입했다. 이때 원정 유니폼이 없는 강민웅은 다른 선수와 달리 소매가 없는 감색 계열의 유니폼을 입었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경기 도중 강민웅의 유니폼을 문제삼았으나 경기감독관은 문제가 없다며 경기를 속개시켰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14-12로 앞선 상황에서 한국배구연맹 쪽이 유니폼에 문제가 있다며 경기를 중단시켰다. 대회 요강 48조에 따르면 “한팀의 모든 선수는 같은 색과 디자인의 유니폼을 착용해야 한다.(리베로 제외) 다른 팀원들과 다른 유니폼을 착용했을 경우 해당선수는 같은 유니폼을 착용하기 전까지는 경기에 참여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점수도 논란이 됐다. 박기원 감독은 “한국전력 점수는 강민웅이 투입되기 전인 1점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신영철 한전 감독은 “심판이 문제가 없다고 해서 강민웅을 계속 투입한 만큼 원점으로 돌리려면 4-1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박기원 감독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14-1에서 재개한 1세트는 결국 대한항공의 25-8 승리로 끝났다.
이날 유니폼 사태로 경기가 20여분 가량 중단되면서 일부 팬들은 고성을 지르는 등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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