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마그너스는 20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시라하타야마 오픈 경기장에서 열린 스키 크로스컨트리 남자 1.4㎞ 개인 스프린트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태극기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스키협회 제공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간판’ 김마그너스(19)가 첫 출전한 겨울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올랐다.
김마그너스는 20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시라하타야마 오픈 경기장에서 열린 제8회 삿포로겨울아시안게임 스키 크로스컨트리 남자 1.4㎞ 개인 스프린트 클래식에서 3분11초40으로 우승했다. 남자 크로스컨트리 사상 겨울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이었다. 한국 남자 크로스컨트리는 그동안 겨울아시안게임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여자부에서는 이채원이 2011년 카자흐스탄 알마티 대회에서 프리 종목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김마그너스는 “너무 기쁘다. 이번 시즌 잘 안 풀리고 있었는데 그것을 털어내는 결과가 나와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초 국내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겸 2018 평창겨울올림픽 테스트이벤트에는 감기 몸살로 불참했지만 첫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마그너스는 “오늘 출발을 잘했기 때문에 남은 종목은 좀더 홀가분하게 탈 수 있을 것”이라며 “메달권 진입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15㎞ 프리(21일), 10㎞ 클래식(23일), 계주(24일), 30㎞ 프리 매스스타트(26일) 등 4개 종목에 더 출전할 예정이다.
김마그너스는 그동안 20대 후반 또는 30대에 전성기를 맞는 크로스컨트리 종목 특성상 평창올림픽보다는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을 목표로 해왔다. 하지만 김마그너스는 “1년 남은 평창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은 기적이지만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1998년 부산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노르웨이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13년 전국겨울체전 3관왕, 2014년과 2015년에는 잇따라 겨울체전 4관왕에 오르는 등 국내 무대를 석권했다. 그는 또 국제청소년대회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크로스컨트리 차세대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이중국적을 보유해 노르웨이 국가대표도 가능했던 김마그너스는 2015년 4월 한국 국가대표로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 출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희망이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따르면 올림픽 3년 전까지 국적을 선택해야만 한다. 김마그너스는 이번에 아시아 최대 성인무대에서 정상에 올라 병역특례 혜택도 받게 됐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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