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우승후보’ 대한항공이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은 2일 현재 24승9패로 승점 70을 기록해 2위 현대캐피탈(승점 62)을 멀찌감치 앞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남은 3경기에서 1경기만 승리하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짓는다. 산술적으로는 현대캐피탈의 역전 우승도 가능하지만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두 팀 모두 풀세트 접전 없이 전승과 전패를 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5세트 경기는 승점이 2 대 1로 나뉜다. 대한항공은 3일 한국전력과의 수원경기에 이어 7일 삼성화재, 14일 오케이(OK)저축은행과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V리그 원년 멤버인 대한항공은 2006~2007시즌 이후 2012~2013시즌까지 8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등 삼성화재·현대캐피탈과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해왔다. 대한항공은 2013~2014시즌 이후 우승후보로 꼽히면서도 두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는 불운을 겪었다. 두터운 선수층과 빼어난 외국인선수 등을 보유하고도 시즌 후반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 ‘우승’이라는 단어는 부담과 트라우마를 야기하는 금기어가 됐다.
그러나 박기원 감독의 부임 이후 팀도 안정되면서 이번 시즌은 그 어느 팀보다 고른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 제공권 싸움은 물론 수비마저 안정돼 기복이 없다. 국내 무대에서 이미 검증된 미차 가스파리니(슬로베니아)를 드래프트 1순위로 뽑았고, 세터 한선수와 주포 김학민이 제대 2년째를 맞아 완벽하게 팀에 녹아들었다. 가로막기 개인 순위에서는 한명도 상위 5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팀 가로막기는 세트당 2.672개로 7개 구단 중 1위다.
6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대한항공은 창단 이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도 조기 우승 확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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