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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3쿠션 제왕이다’…‘당구의 신’ 실력 절반은 자신감

등록 2017-03-20 18:18수정 2017-03-20 20:31

[통통스타] 당구 최성원
최성원이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K)아트홀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 3쿠션 선수권대회 16강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라이프타임포토 제공
최성원이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K)아트홀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 3쿠션 선수권대회 16강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라이프타임포토 제공
‘거친 남자들과 담배.’

일반인들이 통상 당구장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진한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수를 고뇌하고 당구 동호인들도 대부분 남성들이다. 그러나 당구는 정장을 입고 경기를 치르며 어느 종목보다 품위를 강조하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한국은 지난 13일 독일 피어젠에서 열린 제31회 3쿠션 세계팀선수권대회에서 국내 1위인 최성원(40·부산시체육회)과 2위 김재근(인천연맹)이 짝을 이뤄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일궜다. 지난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K)아트홀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 3쿠션 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최성원 선수를 만났다. 그는 2014년에는 3쿠션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우승해 한국인 최초로 세계선수권 개인전과 팀전에서 모두 정상을 밟은 한국 당구의 대표주자다. 그는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는 미처 시차 적응도 못한 채 대회에 출전해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세계선수권 개인·팀전 모두 우승
3쿠션 1인자답게 한국인 첫 쾌거
9살때 이미 4구 애버리지 ‘200’
26살에 늦깎이 데뷔뒤 승승장구
“뛰어난 선수 많아 모두가 라이벌
한국 상위권 실력은 세계 최고죠”

최성원은 세계팀선수권대회 우승에 대해 “최초로 우승하니까 그냥 말할 수 없이 기쁘다. 김재근 선수와는 처음 팀을 이뤘지만 평소 친분이 있어 코드가 잘 맞았다”고 밝혔다. 두 선수는 단지 국내 1위와 2위라는 인연으로 처음 팀워크를 이뤘다. 그는 “팀을 이루니까 예선전에는 별 부담이 없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중요한 고비일수록 오히려 부담이 더 컸다”고 밝혔다.

최성원이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아트홀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 3쿠션 선수권대회 16강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라이프타임포토 제공
최성원이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아트홀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 3쿠션 선수권대회 16강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라이프타임포토 제공
그는 특히 이집트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이 최대 고비였다고 털어놓았다. 선공인 이집트가 40점을 선점한 가운데 39점이었던 한국은 최종주자로 최성원이 나섰다. 마지막 샷을 성공하면 40-40 무승부로 8강 진출이 확정되는 반면 실패하면 예선 탈락이었다. 최성원은 “지금까지 치렀던 모든 경기 중 가장 떨렸던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당시의 긴장감을 전하면서 “이집트전에서 성공하고 나서는 8강 토너먼트부터 더 잘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구는 실력의 50%는 정신력”이라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으면 힘들어진다”고도 했다. “잘될 때보다 자신의 의도대로 안 될 때 헤쳐나가는 정신력이 중요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당구장을 운영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9살에 처음 당구를 접한 최성원은 9살 때 이미 4구 애버리지가 200이었다고 한다. 그는 잠시 공백기를 거쳐 고등학교 때 다시 큐대를 잡았지만 실제로 당구 선수로 등록한 것은 26살이었다. 최성원은 “당구를 좋아했지만 25살이 돼서야 선수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고, 이듬해 등록해 이후로 쭉 선수생활을 해왔다”고 밝혔다. 당시 당구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그만큼 열악했다고 볼 수 있다. 최성원은 맞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우리나라 선수들의 실력이 많이 좋아졌다. 상위권의 평균 실력은 세계 최강”이라고 평가하면서 “맞수를 꼽자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최성원은 한달 전부터 부산에서 자신의 당구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올해 12월부터 시행되는 ‘체육시설 내 금연’ 정책에 내심 기대도 걸고 있다. 자신이 흡연자이기도 한 최성원은 “공을 칠 때만큼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을 것”이라며 “당구가 스포츠라는 인식이 확고해지면 젊은 선수들이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희망했다. 그는 이어 “세계 정상에 올라 기쁘지만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한 성적을 올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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