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왼쪽) 대한항공 감독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의 경험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패기가 정면 충돌한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은 25일부터 2016~2017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 트로피를 두고 5전3승제의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두 팀 모두 우승에 대한 열망은 간절하다.
박기원 감독은 팀 창단 이후 첫 우승을 이끌어야 한다. 박 감독은 또 개인적으로도 “한국에서의 우승은 내 배구 인생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최태웅 감독 역시 지난 시즌부터 V리그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만 마지막 화룡점정이 필요하다. 2015~2016 시즌에는 V리그 최다연승 신기록을 작성하며 정규리그 1위에 올랐지만 챔피언 트로피는 오케이(OK)저축은행에 내준 아쉬움이 크다.
두 팀간의 정규시즌 맞대결 전적은 4승2패로 대한항공의 우세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현대캐피탈은 2위가 확정되기 전까지 5연승을 달렸고, 대한항공과 한국전력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모두 3-0, 완승을 거뒀다. 현대캐피탈의 기세는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은 모두 다양한 옵션을 보유한 팀으로 감독들이 지략을 펼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대한항공은 선수층이 두텁다. 세터 한선수를 비롯해 밋차 가스파리니, 김학민 등 쌍포를 보유하고 있고 신영수·정지석·곽승석 등 레프트 자원도 풍부하다. 센터진 4명 역시 당일 몸상태에 따라 고루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하다.
현대캐피탈은 스피드 배구를 추구하면서 수많은 공격 옵션을 구축해왔다. 플레이오프에서도 1차전은 박주형과 다니엘 갈리치(등록명 대니)를 중심으로 승리를 거뒀고 2차전에서는 대니 대신 송준호를 투입해 한국전력을 3-0으로 압도했다.
관건은 두 팀 선수들이 어떻게 큰 경기의 중압감에서 벗어나느냐에 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은 기량이나 전략에 앞서 선수들이 긴장감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일방적인 경기로 흘렀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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