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선수들이 28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화성/연합뉴스
5시즌 연속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 선수들은 흔들림이 없었고 포기를 몰랐다. 기업은행은 28일 홈구장인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3차전을 승리하며 흥국생명에 2승1패로 앞서갔다. 1승만 추가하면 2년 만에 챔피언 탈환이 가능해졌다.
기업은행 선수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기회를 잡으면 몰아치기로 대량 득점을 거둬 승부를 뒤집었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여유가 있는 건지 꼭 초반에 점수를 내주고 시작한다”고 불평을 토로하면서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헤쳐 나가는 정신력이 승리를 가져왔다”고 칭찬했다. 기업은행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6경기 연속 이틀에 한번꼴로 경기를 치르는 힘겨운 일정 속에서도 우승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다. 외국인 선수 매디슨 리쉘도 팀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듯 챔피언결정전에 들어오면서 더욱 큰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1차전에서 지친 모습을 보였지만 3차전에서 무려 42득점을 올렸다.
리베로 남지연은 “어렵게 올라왔는데 꾸역꾸역 계속 이기고 있다”며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지막까지 왔으니 지지 않으려는 마음들이 있다. 버티는 힘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세터 김사니는 “4차전에 끝나면 좋겠지만 욕심내지 않고 하나씩 최선을 다하다 보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상 전까지만 해도 늘 기업은행의 주전세터였던 김사니는 2차전에서 코트에 한차례도 나서지 못했다. 김사니는 “그동안 챔프전을 치르며 처음 있는 일”이라며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고은이나 선수들에게 누가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두 노장은 우승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다.
기업은행은 통산 3번째 우승이 성큼 다가왔지만 서로 흥분하지 않도록 다독이고 있다. 김사니는 “항상 입방정 떨지 말자고 약속했다”고 밝혔고, 남지연도 “설레발치지 말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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