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페더러가 2일(현지시각) 마이애미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고 좋아하고 있다. 마이애미/AFP 연합뉴스
“꿈은 계속된다.”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6·스위스)가 2일(현지시각) 그랜드슬램 대회에 버금가는 대회에서 다시 우승한 뒤 한 말이다. 세계랭킹 6위인 페더러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이애미오픈(총상금 699만3450달러) 단식 결승에서 숙명의 라이벌이자 세계 7위 라파엘 나달(31·스페인)을 2-0(6:3/6:4)으로 누르고 시즌 세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상금 117만5505달러(13억1000만원). 그가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2006년 이후 11년 만이며 통산 세번째다.
페더러는 2017 시즌 첫 그랜드슬램 대회인 호주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나달을 3-2(6:4/3:6/6:1/3:6/6:3)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라 ‘황제의 귀환’을 알렸고, 이어 지난 3월 비엔피(BNP)파리바오픈에서도 스탄 바브링카(스위스)를 2-0(6:4/7:5)으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올해 4개 투어 대회에 출전해 3번 우승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비엔피파리바오픈과 마이애미오픈은 그랜드슬램 대회 바로 아래 등급인 마스터스 1000 시리즈인 특급 대회다. 페더러는 이날 우승 뒤 “내 나이가 24살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 메이저 대회인 5월 프랑스오픈까지 휴식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시즌 두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까지 노려보겠다는 심산이다.
2017 마이애미오픈 단식 결승에서 맞붙은 페더러(왼쪽)와 나달이 경기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마이애미/AFP 연합뉴스
유난히 나달에게 약했던 페더러는 최근 나달을 상대로 4연승을 거두며 상대 전적에서 14승23패를 기록했다. 올해만 3번 만나 모두 이겼다. 무릎 부상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던 페더러는 올해 19승1패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에 맞먹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