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희 선배도 말씀하시듯 그냥 한명의 감독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프로배구에서 박미희(54) 흥국생명 감독에 이어 두번째 여성 감독이 된 이도희(49) 현대건설 신임감독은 여성이라는 선입견을 경계했다. 실제로 여자부 6개 팀 가운데 2명의 여성 감독이 동시에 활동하면서 이제 본격적인 여성 감독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프로스포츠 최초의 여성 감독인 조혜정 전 지에스(GS)칼텍스 감독은 짧은 지도자 생활에 그쳐 일시적인 변덕처럼 지나갔다.
이도희 감독은 “얼떨떨하기도 하고, 새로 지도자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설레기도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은 1985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 입단한 뒤 명세터로 활약하며 팀을 1991~1996년 슈퍼리그 6연패로 이끌었다. 이 감독은 흥국생명 코치와 지에스칼텍스 인스트럭터 등을 지냈으며 최근까지 국가대표 코치와 배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해왔다.
현대건설은 이도희 감독 선임 배경으로 “실력과 리더십을 동시에 갖췄고, 선수·코치·해설위원 경력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코치진·선수들이 함께 성장하면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도희 감독을 박미희 감독과 완전히 떼어놓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이 감독 역시 “박 선배가 감독직을 잘해내신 덕분에 저에게도 기회가 온 것 같다”며 “박미희 선배가 너무 잘해서 오히려 부담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어 “저 역시 잘해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다”며 “박 선배께 하나씩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해설위원 출신인 이 감독은 이미 현대건설 배구단의 방향에 대한 분석을 마친 상태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특징을 알고 있다. 조직력을 강화하고 현대건설의 장점인 높이를 살려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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