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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겨울올림픽장은 이런 변신까지 고려했다

등록 2017-07-05 21:06수정 2017-07-05 21:12

[밴쿠버에서 배우는 ‘평창의 미래’]

현지 겨울올림픽의 유산 둘러보니…
밴쿠버 인근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2층엔 빙상장과 농구 코트 공존
컬링경기장은 수영장·도서관
“사후 활용법 1순위는 주민 이득”
관광객도 5년만에 100만명 늘어
2010년 밴쿠버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장으로 쓰인 리치먼드 오벌은 대형 스포츠센터로 변모했다. 1층은 스포츠용품·약국 등이, 경기가 열렸던 2층은 아이스링크와 배구·농구·탁구 등 실내 종목을 위한 공간이 공존하고 있다. 관람석이던 3층에는 피트니스센터가 들어서 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장으로 쓰인 리치먼드 오벌은 대형 스포츠센터로 변모했다. 1층은 스포츠용품·약국 등이, 경기가 열렸던 2층은 아이스링크와 배구·농구·탁구 등 실내 종목을 위한 공간이 공존하고 있다. 관람석이던 3층에는 피트니스센터가 들어서 있다.
캐나다는 1988년 캘거리와 2010년 밴쿠버에서 두 차례 겨울올림픽을 유치해 모두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림픽 유산 역시 잘 활용돼 모범사례로 꼽힌다. 지난달 둘러본 밴쿠버와 캘거리의 겨울올림픽 관련 시설은 이미 지역사회의 경제와 문화, 여가생활을 구성하는 한 축으로 스며들어 있었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준비하고 사후 활용 방안을 고민하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각) 찾아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 인근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은 대형 스포츠센터로 변모해 있었다. 1층에는 스포츠용품과 약국 등이 자리했고 3층 관람석이었던 장소에는 피트니스센터가 들어섰다. 올림픽 당시 경기장이었던 2층은 겨울 스포츠와 일반 스포츠가 공존해 있었다. 절반의 공간은 아이스링크가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농구·배구·탁구·배드민턴 등 실내 종목을 위한 코트가 들어섰다. 천장의 공조 시스템으로 두 공간의 온도가 서로 다르게 유지됐다. 시민들이 탁구를 즐기는 사이 커튼을 사이에 두고 배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었다. 어느 종목이든 전용구장을 먼저 찾는 우리와는 달리 실용적인 사고가 돋보였다.

테드 타운센드 리치몬드시 홍보마케팅 임원은 “이곳은 처음부터 사후 활용을 염두에 두고 올림픽에 필요한 시설보다 33% 더 크게 설계됐다”며 “캘거리 오벌이 국제대회를 다수 유치하는 등 훌륭히 수행하고 있어 이곳에 굳이 빙상장을 둘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은 해발 1000m 넘는 고지대와 뛰어난 빙질 등으로 해외에서 수많은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오고 있다. 중앙에는 두 개의 링크를 만들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활용하고 있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은 해발 1000m 넘는 고지대와 뛰어난 빙질 등으로 해외에서 수많은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오고 있다. 중앙에는 두 개의 링크를 만들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과거 올림픽 개최지가 경기장을 지어놓고 실패한 사례가 많아 사후 지역사회에 이득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올림픽 경기는 두번째 고려사항이었다”고 말했다. 이곳은 연평균 200만~300만 캐나다달러(약 17억~26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다고 한다.

컬링경기장으로 쓰인 힐크레스트센터는 대부분 주민 편의 시설로 바뀌었다. 3개의 수영장과 건식 사우나가 들어섰고, 아이스링크와 도서관 등이 들어섰다. 보조 컬링장으로 쓰인 장소만을 105년 전통의 밴쿠버 컬링클럽이 사용 중이다. 당시 썰매와 노르딕 경기가 열린 휘슬러 역시 여름에는 대규모 산악자전거 명소로 탈바꿈된다. 슬라이딩센터는 봅슬레이·루지 등 다양한 겨울 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고, 스키장은 1년 내내 스키는 물론 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6번째 재임 중인 낸시 빌헬름모덴 휘슬러 시장은 “휘슬러의 올림픽 유산들은 큰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할 수 있다”며 “2010년에 연 200만명 정도였던 관광객이 5년여 만에 연 300만명으로 50%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노르딕 경기가 열렸던 휘슬러 스키장은 비시즌에는 산악자전거의 명소로 탈바꿈한다. 사진은 매장 앞에 진열된 자전거들.
노르딕 경기가 열렸던 휘슬러 스키장은 비시즌에는 산악자전거의 명소로 탈바꿈한다. 사진은 매장 앞에 진열된 자전거들.
지난달 20일 방문한 캘거리의 올림픽 오벌은 리치먼드 오벌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대형 스포츠센터로 변모한 리치먼드 오벌과는 달리 캘거리 오벌은 1988년 겨울올림픽 이후 30년 가까이 주로 전문 선수들을 위한 트랙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우수한 빙질과 1000m가 넘는 해발고도로 희박한 공기밀도 등은 선수들에게 좋은 기록을 선사한다. 이곳의 아이스마스터인 마크 메서는 평창올림픽 이벤트테스트 때도 한국을 방문해 빙질 관리에 조언을 주기도 했다.

경기장 운영 총책임자 이브 아믈랭은 “6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빙판을 가동하다 보니 여러 국가에서 찾아온다 .쇼트트랙의 경우 한국을 포함해 5~6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10개국 안팎에서 꾸준히 오고 있다”고 밝혔다. 얼음을 걷어내는 4~5월도 쉬지 않는다. 유도 등 실내 종목 대회를 열거나 자동차 전시회 같은 대형 행사를 유치한다.

그러나 최대 수익은 역시 지역사회에서 나온다. 아믈랭 총책임자는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스케이팅, 즉 장비 대여 등에서 큰 수익이 나온다”고 말했다.

비영리기구 윈스포트가 운영하는 캘거리 올림픽 공원에선 국제대회도 열리지만 일반인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더 활발하다. 캘거리 인구 120만명 중 25만명이 윈스포트가 운영하는 올림픽 공원을 이용하고 연간 스키캠프 이용자만도 3만명에 이른다. 버니 애즈벨 윈스포트 부회장은 “학생들의 활동은 중요하다. 어린 학생들의 단체 강습이 증가할수록 향후 국가대표 자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캘거리는 우리와 달리 1년 중 6개월 동안 눈이 내리는 등 여름이 짧다. 그러나 비시즌에도 올림픽 유산을 활용하는 데는 빈틈이 없었다. 애즈벨 부회장은 “여름이라고 놀려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밴쿠버·캘거리/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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