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가 지난해 8월14일(현지시각)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전광판을 확인하고 있다. 올림픽사진 공동취재단
‘번개’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가 4일(한국시각) 개막하는 제16회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마지막 질주에 나선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10년째 세계 육상을 지배해왔던 볼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트랙을 떠난다. 볼트는 남자 100m(9초58)와 200m(19초19)의 현 세계기록 보유자이며,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남자 100m와 200m에서 우승하며 이 부문 올림픽 3연패를 이룬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올림픽 금메달만 8개를 수집하고 세계선수권 금메달은 11개에 이르러 최근 10년 동안 남자 단거리 종목의 절대강자로 군림했다. 또 번개를 흉내낸 특유의 세리머니 등 탁월한 쇼맨십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는 지난달 모나코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100m에서도 9초95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볼트는 그러나 리우올림픽 이전부터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 그의 마지막 무대가 번복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볼트는 이번 은퇴무대에서 남자 100m와 400m 계주에만 출전한다. 이 대회에서도 금메달 2개를 보탤 경우 볼트가 보유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최다 금메달은 13개로 늘어난다. 세계선수권 최다 금메달 2위는 8개를 보유한 칼 루이스(미국)이다.
볼트의 전성기는 지났지만 도전자들에게는 여전히 넘을 수 없는 벽이다. 백전노장 저스틴 개틀린(35)과 신예 크리스천 콜먼(21·이상 미국)이 마지막으로 볼트의 아성에 도전한다. 개틀린은 2015년 세계선수권에서도 볼트한테 밀렸지만 올 시즌 개인 최고기록이 9초95를 기록 중이다. 또 콜먼은 올 시즌 개인 최고기록이 9초82로 국제육상경기연맹 남자 100m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이번 런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그동안 유일하게 ‘금녀의 벽’으로 존재하던 여자 50㎞ 경보가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여성에게 거부됐던 50㎞ 경보는 미국의 경보선수 에린 테일러탤컷(39)의 끈질긴 투쟁의 결실이다. 국제육상경기연맹 규칙심사위원회는 2016년 5월부터 여자선수의 50㎞ 경보 기록을 공인해왔다.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50㎞ 여자경보에는 세계기록(4시간8분26) 보유자인 이네스 엔리케스(포르투갈)와 테일러탤컷 등 4개국 6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한편, 조직적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한 러시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공식적으로 출전이 금지돼 19명의 선수만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한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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