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가 지난 2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익살스러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는 마지막 무대에서도 우승할 수 있을까.
볼트는 지난 2일(한국시각) 런던세계육상선수권대회 미디어데이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내가 가장 빠르다”고 자신했지만, 기록만을 보면 볼트의 자신감은 근거가 없다. 볼트가 지난달 작성한 시즌 최고기록 9초95는 올 시즌 7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볼트는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등 큰 대회에서는 언제나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2013년 모스크바세계선수권 직전 그의 최고기록은 9초85였지만 대회 당일 9초77로 우승했고, 2015년 베이징선수권에서는 9초79로 우승해 대회 직전 최고기록인 9.87을 경신했다. 볼트의 2016 리우올림픽 우승 기록은 9초81이다.
주변 여건도 볼트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고의 대항마로 꼽히던 앙드레 드 그라스(23·캐나다)가 허벅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한다고 3일 캐나다 방송 <시에이시>(CAC)가 전했다. 드 그라스는 지난 6월 열린 다이아몬드리그에서 9초69를 기록했다. 뒷바람이 초속 4.8m에 달해 공인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볼트의 우승을 저지할 이변의 주인공으로 꼽혀왔다.
크리스천 콜먼(21·미국)도 볼트의 대항마로 꼽힌다. 9초82를 기록해 올 시즌 공인된 최고기록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콜먼은 세계선수권대회 첫 출전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볼트에 이어 자메이카 단거리 2인자인 요한 블레이크(27)도 시즌 2위 기록(9초90)을 보유하고 있지만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35살의 노장 저스틴 개틀린(미국) 역시 2015년 세계선수권에 이어 대항마로 꼽히지만 가능성은 많지 않다.
한편 볼트의 마지막 질주는 5일 새벽 4시20분(남자 100m 예선)에 시작된다. 6일에는 새벽 3시5분 준결승과 새벽 5시45분 결승 경기가 이어진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