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문성민(왼쪽)이 17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 케이비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수비 연습을 위해 리베로로 출전했다. 문성민이 벤치에서 베테랑 리베로 여오현의 조언을 듣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국내 남자배구 최고의 공격수 문성민(31·현대캐피탈)이 리베로로 변신했다.
문성민은 17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 케이비(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공격이 금지된 리베로로 출전해 수비만으로 승부했다. 문성민은 백업 리베로 신동광과 교대로 리베로를 맡았다. 하지만 안정감이 떨어졌고, 디그는커녕 리시브 기회조차 쉽게 얻지 못했다. 문성민의 리베로 기용은 최태웅 감독의 또 다른 변신을 의미한다. 현대캐피탈에 스피드 배구를 장착한 최 감독은 지난 시즌 라이트로 활약했던 문성민의 보직을 레프트로 변경했다. 라이트는 서브 리시브를 거의 하지 않는 반면, 레프트는 수비 비중도 크다. 최 감독은 리베로 기용에 대해 “리베로는 공격을 못한다. 오직 리시브의 정확도만으로 리듬을 찾고 컨디션을 찾아야 한다. 얼마나 무너지고 또 회복하는지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수비 훈련의 하나라는 것. 그는 “상대팀이 기분 나빠 할 수도 있어 권순찬 감독에게 미안하다고 미리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레프트에 기용한 외국인 선수의 부족한 기량을 우리 팀 색깔에 꿰맞추는 데 한계를 느꼈다”며 “문성민을 레프트로 돌려 완성도를 높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내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는 외국인 선수의 경우 라이트 보직은 많지만 레프트는 수준급 자원을 찾아보기 힘들다.
권순찬 케이비손해보험의 신임 감독은 이날 현대캐피탈을 3-0(25:22/27:25/26:24)으로 꺾고 감독 데뷔 첫승을 신고했다. 권 감독은 “사전에 문성민한테 서브하지 않기로 했다”며 “우리도 연습을 해야 하는데 그쪽은 결국 여오현이 들어올 자리”라고 말했다.
천안/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