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이 25일(현지시각)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7~2018 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 1차 시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휘슬러/AP 연합뉴스
한국 남자 스켈레톤의 기대주 윤성빈(23)이 파죽지세로 세계랭킹 단독 1위에 올라서며 2018 평창겨울올림픽 금메달에 파란불을 켰다.
윤성빈은 25일(현지시각)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7~2018 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44초34(1차 51초99, 2차 52초35)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니키타 트레구보프(1분45초09·러시아)가 은메달, 토마스 두쿠르스(1분45초33·라트비아)가 동메달을 가져갔다.
윤성빈은 이번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2차와 3차 대회에서는 내리 금메달을 따내는 등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남자 스켈레톤의 황제로 군림하던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는 1차 대회 금메달 이후 2차 대회(2위)와 3차 대회(6위) 들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랭킹 3위(568점)에 올라 있는 토마스 두쿠르스(마르틴스의 형)를 비롯해, 니키타 트레구보프(554점), 악셀 융크(544점·독일) 등도 이번 시즌 들어 메달을 획득했지만 윤성빈과 마르틴스에 비해 기량의 일관성이 떨어진다.
윤성빈은 이날 1차 시기에서 트랙 신기록(51초99)을 세우며 1위에 올랐고, 2차 시기에서도 52초35의 기록으로 역시 1위에 올랐다. 지난 19일 미국 파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도 트랙 신기록(48초50)을 작성하는 등 최고의 몸 상태와 기량을 뽐내고 있다.
윤성빈이 2017~2018 월드컵 3차 대회 우승 뒤 카우보이모자를 쓰면서 우승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휘슬러/AP 연합뉴스
윤성빈은 “파크시티(2차 대회)에 이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며 “하지만 미주에서는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하고 유럽에서도 지금 같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용 총감독은 “육상·영양·컨디션·양상부문 등 각 담당 코치들이 밤낮으로 윤성빈을 분석하고 연구했다”며 “이제 우리는 프로 못지않은 팀이 돼 그 결실을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썰매 종목은 코스 경험의 영향이 크다. 유럽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는 두쿠르스 등 경쟁자들에 비해 코스 경험이 밀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윤성빈의 목표는 내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에 맞춰져 있다.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윤성빈이 코스 경험에서 오히려 유리하다.
또 최근 윤성빈의 적수 중 한명이었던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트레티야코프(32)가 약물 복용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박탈당하면서 메달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2014년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트레티야코프는 2016~2017 시즌 랭킹 3위에 오르는 등 윤성빈, 마르틴스 두쿠르스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였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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