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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순 시즌2, 주연들이 좀 바뀌었죠?

등록 2017-12-04 17:35수정 2017-12-05 04:23

다시 도약하는 여자핸드볼
독일 세계선수권 조별리그서
에이스 김온아 등 부상 등에도
강재원 감독, 고교 유망주 투입
랭킹 1위 독일과도 초접전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 강재원(오른쪽) 감독이 2일(현지시각)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2017 세계선수권대회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지시를 하고 있다. 라이프치히/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 강재원(오른쪽) 감독이 2일(현지시각)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2017 세계선수권대회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지시를 하고 있다. 라이프치히/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웃고 있었지만 표정 한구석 어두운 그림자는 숨길 수 없었다. 한국 여자핸드볼 재도약이라는 무거운 주제가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강재원(53) 감독은 여자핸드볼 대표팀을 이끌고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막을 올린 제23회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 중이다. 현역 시절 스위스와 독일에서 10년 넘게 활약한 그로선 익숙한 지역이다. 1988 서울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그는 1990년대 ‘핸드볼의 마라도나’라는 별명을 얻으며 유럽 무대에서 맹활약한 남자핸드볼의 전설이다.

여자핸드볼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2, 은메달 3, 동메달 1개를 따낸 대표적 효자종목이다. 올림픽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예외 없이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 리우올림픽 때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2년마다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는 2009년 대회 6위 이후 3회 연속 16강에서 주저앉았다.

구원투수가 필요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우생순’ 멤버 3명만 남긴 채 세대교체를 단행하고도 4위로 이끈 강 감독에게 지난해 말 다시 지휘봉을 맡겼다. 올해 3월 수원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우승으로 ‘리우 쇼크’에서 다소 벗어났지만 갈 길은 멀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전망도 어둡다. 에이스 김온아(29·SK슈가글라이더즈)를 비롯해 김진이(24), 정유라(25·이상 대구시청), 한미슬(24·삼척시청) 등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했다.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선 경기 시작 5분 만에 주공격수 권한나(28·서울시청)가 무릎 부상을 당해 이번 대회에 더는 뛰지 못하게 됐다. 강 감독은 “지난 9월 러시아 전지훈련 때만 해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지금은 교체 선수가 2~3명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한숨지었다.

그러나 강 감독은 튼튼한 잇몸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대회엔 여고생을 3명이나 데려왔다. 엄청난 파격이다. 키 180㎝의 왼손잡이 라이트백 정지인(17·부산 백양고), 162㎝의 단신이지만 빠르고 민첩한 센터백 송혜수(18·인천비즈니스고3), 키 180㎝의 장신 골키퍼 정진희(18·청주 일신여고3)가 강 감독이 발탁한 될성부른 떡잎들이다. 그는 “이(주전)가 빠지면 잇몸(후보)으로 견뎌야 한다. 잇몸이 튼튼해야 이도 튼튼해진다”고 강조한다.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없애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것이다. 실제 조별리그 1차전에서 주전들이 대거 빠졌지만 직전 세계선수권 준우승팀이자 올해 유럽선수권 준우승팀 네덜란드를 24-22로 물리쳤다. 세계랭킹 1위 독일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선 전반 한때 3골이나 앞서가기도 했다. 비록 경기 막판에 무너져 18-23으로 졌지만 접전을 펼치며 독일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번 대회는 6개국씩 네 조로 나뉘어 각 조 4위까지 16개국이 토너먼트로 패권을 가린다. 한국은 6일 중국(20위), 7일 카메룬(46위), 9일 세르비아(7위)전을 앞두고 있어 16강 진출은 무난해 보인다. 강 감독은 “조별리그는 통과하겠지만 16강전이 운명의 한판이 될 것”이라며 “16강 상대가 모두 만만찮다. 조별리그에 올인해 순위를 끌어올리느냐, 아니면 체력을 비축해 16강전에 사활을 거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강 감독의 시야는 이미 2020 도쿄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키 185㎝의 장신 피벗 강은혜(21·한국체대)와 이번 대회에는 부상으로 불참했지만 왼손잡이 장신 공격수 박준희(21·부산시설공단) 등을 발굴했다. 이번 대회엔 대표팀 평균나이도 23.6살로 크게 낮아졌다. 강 감독은 “당장 성적도 내야 하지만 새 얼굴도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우선희(39·삼척시청)를 끝으로 2004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멤버인 이른바 ‘우생순 세대’는 모두 은퇴했다. 하지만 재도약을 꿈꾸는 ‘우생순 시즌2’가 강 감독의 조율 아래 만들어지고 있다.

라이프치히/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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