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정은순(깃발 오른쪽) 한국 여자농구대표팀 선수와 박정철 북한 유도 감독이 든 한반도기를 따라 공동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IOC 4자 회의소집 단일팀 논의가 실제 목적
여자아이스하키 북한 3~8명 합류해 단일팀 구성
여자아이스하키 북한 3~8명 합류해 단일팀 구성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일(현지시각) 스위스 로잔에서 남북 올림픽위원회 위원장, 2018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4자 회의를 주선한 것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한 동시입장 논의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올림픽 뉴스 전문매체인 <인사이드 더 게임스>는 10일 “바흐 위원장의 4자 회의 소집은 남북한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며 9일 아이오시가 남북 양쪽에 공동 제안한 내용을 이렇게 분석했다. 또 “과거 남북 탁구와 청소년축구에서 단일팀이 구성된 적이 있다. 북한의 여자아이스하키 선수가 남한팀에 합류할 경우 3~8명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숫자도 제시했다. 이 매체는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외에도 공동입장, 선수단 구성, 단복, 깃발 등의 문제를 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2018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얻은 한국 여자아이스하키팀(세계 22위)은 8개팀 가운데 B조(한국 일본 스위스 스웨덴)에 속해 있다. 만약 단일팀이 구성되면 2월14일 일본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팬들의 집중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선수단 규모 또한 10명 이상으로 커지게 된다.
국제대회에서 남북한 단일팀이 구성된 것은 1991년 4월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같은 해 6월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가 있었지만, 올림픽 단일팀이 이뤄질 경우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앞서 아이오시는 누리집을 통해 “바흐 위원장이 남북한에 각각 공동 제안한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모임을 소집했다”고 밝혔고, 이 공동 제안은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논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일 회의에서는 북한 선수단 규모와 개·폐회식 동시입장 절차 등도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남북한은 20일 아이오시와의 4자 회의 전까지 최대한 의견 접근을 이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20일 회의에서 북한 선수단 출전권 문제와 경비 문제 등도 논의할 것으로 안다”며 “다음주 중에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수석대표를 맡는) 체육당국회담이든 실무접촉이든 (북한과) 직접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1일 여야 정당 대표들을 만나 지난 9일 열린 남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규모가 20명 내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또 북한은 금강산 육로와 항공편을 동시에 이용해 한국에 오는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과 비공개로 만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쪽은 “북한이 예술단 등 장비를 갖춘 인원은 항공편으로, 그밖의 방문단은 금강산 육로를 이용하는 것을 우리 정부에 요청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창금 정인환 송호진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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