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 IPC 아이스슬레지 하키 경기에 출전한 러시아 대표팀. 사진/IPC 누리집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16일(한국시각) “29일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본에서 열리는 IPC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국가 단위) 평창패럴림픽 출전 여부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제패럴림픽위원회는 26일부터 사흘간 집행위원회를 열어 러시아 출전 문제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자국에서 열린 소치겨울올림픽 당시 국가가 주도해 선수들에게 도핑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로부터 평창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 출전 금지 및 보류를 당한 바 있다. 당시 러시아는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요원을 동원해 도핑 샘플을 바꿔치기 하는 방식으로 선수들이 도핑 적발을 피하도록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이를 통해 2012~2015년 사이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포함한 국제대회에서 혜택을 본 러시아 선수가 30개 종목 1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IPC는 이후 러시아의 대회 출전을 보류한 상태로 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RPC)에 도핑 의혹과 관련해 여전히 이행되지 않은 7가지 요건을 충족시키라고 요구한 뒤, 이에 대한 이행 여부를 점검해왔다. IPC는 러시아의 국가 단위 도핑 지원 문제에 대해 IOC보다 더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지만, 러시아의 평창겨울패럴림픽 출전 문제에 대해서는 고심을 거듭해왔다.
장애인 겨울스포츠에서도 최강국으로 꼽히는 러시아의 출전 여부가 평창겨울패럴림픽의 흥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 2014 소치겨울패럴림픽에서 금 30개, 은 28개, 동 22개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2위 독일(금 9개, 은 5개, 동 1개)와 견줘도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인 바 있다. IPC가 러시아의 국가 단위 출전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패럴림픽 출전 자격을 갖춘 러시아 선수들은 비장애인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라는 이름의 개인 자격으로 패럴림픽 출전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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